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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18만명이 라스베이거스에 몰린 까닭

  • 2018.01.11(목) 17:11

IT업계 최신 동향 파악하고 미래생활 가늠
가전뿐 아니라 車·엔터테인먼트로 확장

세계 최대의 IT전시회인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1967년 처음 행사가 열렸을 땐 100여개 업체가 참가한 소규모 가전행사였지만 지금은 매년 1월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얼리 어답터를 불러모으는 대규모 전시회로 탈바꿈했습니다. 전세계 150개국 4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관람인원만 18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IT업계의 올림픽이라고나 할까요?

개최장소는 원래 뉴욕이었습니다. 이후 여름에는 시카고, 겨울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각각 열다가 1998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한 차례 여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최신 트렌드와 미래의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 미디어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CES 2017'에는 무려 7460명의 언론인이 현장을 찾았습니다.

 

▲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각국 미디어의 취재가 한창이다.


도대체 이 흡인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힌트는 과거 CES 출품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TV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는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1970년)를 비롯해 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1974년), 캠코더(1981년), DVD(1996년), HDTV(1998년), OLED TV(2008년), 3D 프린터(2013년) 등 한시대를 주름잡거나 미래 혁신기술로 주목받는 제품들이 CES에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첨단제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살면서 '하루만 빨리 알았어도'라며 후회하는 일 있죠. 남보다 먼저 안다는 건 힘이자 경쟁력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CES에 몰리는 것도 미래에 대한 영감을 얻고, 나의 현재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라서 그런 게 아닐까요?

 

 

출품작들도 가전뿐 아니라 게임, 헬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다양해졌습니다. 급기야 CES가 이제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신기술 경연장인 '모터쇼' 같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이번 CES에 참석했습니다.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미래형 SUV 'NEXO(넥쏘)'를 처음 공개했다.


올해 CES의 주제는 '스마트시티의 미래'입니다. 핵심은 '연결성'입니다. 집에선 각종 가전이 연결되고, 밖에선 도로망·보안·편의시설 등 도시 전체가 IT기기로 연결되는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연결돼있다고 끝이 아닙니다.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가전제품을 새로 장만하면 설명서를 읽고 제품의 주요 기능을 익혀야 했습니다. 사람이 기계를 배워야했던 거죠.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알파고'로 귀에 익숙해진 인공지능(AI) 덕분입니다. 기계가 사람이 원하는 걸 척척 알아서 해주는 것이죠.

 

실제로 TV 앞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나오는 영화 찾아줘"라고 말만 하면 TV 스스로 프로그램·VOD서비스·유튜브 등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주고,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분해 각자의 일정을 알려주는 냉장고가 등장했습니다. 이밖에 TV화면이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둘둘 말렸다 펴지는 신기한 제품도 나왔습니다.

"그까이 꺼 뭐 대충" 거기서 거기인 가전제품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제품 안에 우리의 미래생활이 담겨있는 건 아닐까요?

 


198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전격Z작전'과 '에어울프'라는 미국 드라마를 아실 겁니다. 주인공이 위기에 처할 때면 어디선가 자동차나 헬리콥터가 나타나 주인공을 구해냅니다. 당시엔 허구였지만 지금은 현실입니다. 도로 위에 자율주행차가 다니고 하늘에는 드론이 날아다닙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신기술의 경연장이 되고 있는 CES를 접하면서 미래는 꿈꾸는 만큼 열린다는 말이 틀리지 않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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