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삼성 퍼스트 룩 2018' 행사장에서 마이크로 LED 기반의 146인치 모듈러 TV '더 월'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는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적용한 TV인 '더 월'을 선보였다. 레고조각처럼 이어붙여 원하는 크기를 구현할 수 있는 더 월은 이번 CES에서 최고혁신상 등 총 41개 상을 휩쓸며 단일 제품으로는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 제품은 마이크로미터(µm)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이룬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TV인 'QLED TV'는 '퀀텀닷'이라는 아주 작은 입자를 활용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 제품이지만 기존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사용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와 달리 더 월은 초소형 LED를 채택해 백라이트와 컬러필터를 없앴고, 밝기·명암비·색재현력 등에서도 기존 수준을 넘어선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특허청에 '마이크로 QLED'라는 상표권을 출원한 것도 퀀텃담 기술에 마이크로 LED를 접목한 제품을 내놓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화면을 종이처럼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기술에 역점을 뒀다. 그 일환으로 CES 2018에서 '65인치 UHD 롤러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화면을 다 펴면 16:9 화면비의 65인치 TV로, 1단계로 감으면 영화 감상에 적합한 21:9 화면비가 된다. 여기서 한번 더 감으면 사진이나 시간, 날짜표기 등 생활 속 다양한 정보를 띄울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한다. 백라이트가 있는 LCD에선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로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이 미래 디스플레이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롤러블 기술을 TV에 적용해 상용화 모델 수준까지 끌어올린 건 LG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롤러블 OLED TV 양산에 앞서 최근 특허청에 'ROLED'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시장조사업체 다이제스트ICT는 "새로운 브랜드 등록으로 앞으로 LG는 롤러블 OLED TV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CES 2018에 전시한 것은 프로토타입(시제품)이었지만 이전부터 브랜드명을 정하고 제품 상업화를 계획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