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이 이달 들어 '2018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주력 현대차 입사지원서 접수를 마쳤고, 삼성그룹은 을 비롯해 LG, SK, CJ, 한화 등의 주요 계열사가 지원서를 받고 있다.
일자리를 늘리는 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지만 그렇다고 취업 기회가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 특히 8월 졸업 예정자를 모집 대상에 포함하는 상반기 공채는 수시나 추천 형식 채용 비중이 크다. 문은 여전히 좁지만 일부 대기업이 채용절차를 간소화 한 점은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변화다.
삼성그룹은 12일부터 계열사별 신입사원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과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 대부분이 오는 20일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비전자계열사도 곧 채용일정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고시'라 불리는 삼성직무적성 검사(GSAT)에서는 올해부터 '상식' 영역을 없애고 '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 사고' 등 4개영역만 본다. 시험 문제가 160문항에서 110문항으로 줄면서 시험시간도 기존 140분에서 115분으로 단축된다.
GSAT은 내달 15일 일제히 치러진다. 국내서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과 해외에서는 미국 뉴욕, LA에 시험장이 마련된다. 삼성은 전 계열사에 '열린채용' 제도를 도입해 원서 접수 단계부터 출신학교, 출신지, 사진 등을 받지 않는다. 주력인 삼성전자는 상하반기를 합쳐 올해 1만명 가량의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는 2일부터 상반기 신입 공채를 시작해 지난 12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상태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실시했던 '역사에세이 작성' 과목은 올해부터 폐지키로 했다. 지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서는 서울 강남 모터스튜디오에서 'H-채용설명회'를 개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강연 내용을 올려놓기도 했다.
현대차는 내달 8일 지원자 대상으로 필기시험인 인·적성검사(HMAT)을 치를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19일까지 서류접수를 받는다. 모집단위는 ▲연구개발 ▲플랜트운영 ▲품질 ▲애프터서비스(AS)부품 ▲구매 ▲제조영업 ▲경영지원 ▲전동화(친환경) 등이다. 모비스 역시 다양한 채용 정보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려두고 있다. 현대제철은 서류 마감이 16일까지다.
SK그룹은 23일까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C 등 다수 계열사가 서류접수를 받는다. SK그룹은 출신학교 등의 개인정보를 보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의 서류심사 실시한한다. 학력, 전공, 학점만 기재하게 하고 해외연수 여부, 사진 등은 제외한다. 그만큼 자기소개서가 서류 심사의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된다.
서류 합격자는 4월 22일 필기시험인 'SKCT'를 치른다. SKCT는 일하는데 필요한 복합적이고 고차원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인지역량'을 비롯해 문제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실행역량', 지원자의 성격이나 가치관 등을 측정하는 '심층역량' 등으로 구성돼있다.
LG그룹은 LG화학 LG디스플레이 팜한농 등이 16일, LG 상사 LG하우시스가 18일까지, LG이노텍 LG CNS 팜한농 판토스가 21일, LG전자는 23일까지 서류를 접수한다. LG그룹 인적성 검사는 계열사 전체가 4월7일 치른다. 지원자별로 최대 3곳의 계열사에 지원할 수 있다.
CJ그룹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9일까지 13개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 일반 신입사원 전형을 비롯해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하는 '리스펙트 전형', 어학 등 글로벌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글로벌인재 전형', 장교 대상의 '전역(예정) 장교 전형' 등이 4개 전형이 정규직 입사 관문이다.
CJ그룹은 일반 전형에서도 지난 2010년부터 서류 전형 평가를 자기소개서만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전형 외에는 어학 성적도 요구하지 않는다. 내달 중순 필기, 5월 실무진과 임원진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는 6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2월말까지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 계획을 확정한 곳은 115개사로 응답한 321개사 중 35.8%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통상 상반기보다는 2월 졸업 예정자까지 대상이 되는 하반기에 취업 문이 넓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