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이달 말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친화정책을 내놨다. '위임장 경쟁(proxy fight)'을 염두에 둔 듯한 모양새다. 총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분기 배당, 그리고 영업이익률 10% 수준의 중장기 손익 목표 등이 골자다.
모비스는 애초부터 계획하고 있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반대 세력의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주주 표심 모으기에 더욱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지난달 27일에는 현대자동차도 '주주 가치 제고 차원'이라며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2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현재 회사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전량을 내년 중에 소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비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총 264만주로, 이 중 소각 가능한 물량은 204만주다. 이는 분할비율(존속법인 0.79 대 분할법인 0.21)에 따라 존속 모비스 주식 161만주가 되는데 현재주가(4월30일 기준 24만8000원)로 환산하면 약 4000억원 규모라는 설명이다. 이를 내년 중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모비스는 또 내년부터 앞으로 3년간 1875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보통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분할에 따른 지급배당금 규모 감소분을 감안한 것으로 약 76만주 규모다.
이를 모두 합치면 모비스가 밝힌 3년 내에 소각할 분할합병 후 존속모비스 주식은 발행주식 3.1%에 해당하는 총 237만주, 약 6000억원 규모다. 이를 소각하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도 각각 3.1% 정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모비스 설명이다. 모비스가 보통주를 소각하는 것은 지난 2003년 85만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주는 2014년에 2만1484주를 소각한 바 있다.
모비스는 이와 함께 주주들의 현금흐름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내년부터는 매년 반기 기준으로 연 1회 중간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규모는 연간 배당금액의 3분의 1정도다. 모비스는 지난 2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20~40% 수준의 배당정책을 기준으로 주주 환원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와 함게 종전 발표한 중장기 사업목표 가운데 존속 모비스에 남는 핵심부품사업과 미래사업부분의 영업이익률을 2025년 10%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매출 목표가 44조원임을 감안하면 목표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이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이날부터 4일까지 국내 및 아시아지역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면담 및 설명회를 진행하는 한편, 미국(7~9일), 유럽(7~10일) 등지서도 투자자 설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