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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또'…조양호·조원태, 진에어 월권경영 적발

  • 2018.05.18(금) 16:38

국토부 "직책없이 70여건 결재 확인"…공정위에 통보
대한항공 '땅콩회항' 과징금 최고액…27.9억원 부과

한진그룹의 비정상적 경영 행태 실상이 또 드러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아무 직책도 가지지 않은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서 직접 업무 결재한 일이 항공당국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는 '물컵 갑질'로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 전무(대한항공 겸직)가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것이 면허결격 사유가 되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난 사실이다.

 

 

국토교통부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 그의 장남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이 진에어에서 공식 업무권한이나 직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진에어 내부문서 75건을 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조 회장 차녀로,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조에밀리리) 전 전무가 이 항공사 등기임원으로 6년 간 재직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16일 이후 6차례 진에어로부터 제출받은 소명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국토부는 "이런 사실은 비정상적인 회사운영으로, 진에어에서 공식적인 권한이 없는 자가 결재를 한 것은 그룹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관계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조 전 전무 등기임원 재직 사실이 항공사업법을 위반해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아직 법률 전문기관 자문과 내부 검토 중으로 차후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또 이날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난 2014년 발생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미국 뉴욕JFK공항 램프리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대한항공에 총 27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당국은 ①기장의 돌발사태 대응절차 및 지휘권한 위반(9억원) ②사실확인시 거짓서류 제출(6억3000만원) ③사전공모로 국토부 조사 방해(6억3000만원) ④사실조사시 거짓 진술(6억3000만원) 등의 행위가 부정이었다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내린 과징금은 해당 위반행위에 대한 최고금액"이라며 "총수 일가의 부당한 지배권이 항공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준 과징금 18억6000만원에 50%를 가중해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사건 당사자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를 무마하려던 여운진 전 상무에 대해서는 '거짓 진술'을 문제삼아 과태료 각 15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사건 이듬해 5월 국토부가 대한항공에 안전개선을 권고한 5개 사안 중 '중앙안전위원회의 이사회 직속배치', '사외이사에 안전전문가 선임'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후속조치토록 했다.

 

특히 이 사건은 발생한 지 3년 5개월만에 행정처분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항공당국이 대한항공을 지나치게 '봐주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최근까지 "사법처리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처분이 늦어진 것을 철저히 감사해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발견될 경우 응당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올해 1월 대한항공기 중국 웨이하이(威海) 공항 활주로 이탈사건이 운항승무원의 운항절차 위반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해 대한항공에 과징금 3억원, 당시 기장 및 부기장에게 자격증명 정지 30일과 15일을 각각 처분했다. 이날 대한항공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30억9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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