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계열 자동차부품업체 만도가 최근 부진을 다소나마 벗어나는 분기 실적을 거뒀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부품 수주가 늘어나면서다. 여기에 작년 10월 정몽원 회장 복귀 후 올 3월 경영진 물갈이를 단행하는 등 조직 쇄신의 담금질 효과가 더해졌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4334억원, 영업이익 663억원, 순이익 39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2.9%,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 10% 증가한 규모다. 직전인 올 1분기와 견주면 매출은 6.5%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3.2%, 58.2%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4.6%로 2016년 5분기 6.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1분기와 합쳐 상반기 누계로 보면 매출은 2조7796억원, 영업이익은 1096억원, 순이익은 638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겪었던 부진 탓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6%, 영업익은 5.2%, 순이익은 10.4% 감소한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중국사업의 회복과 첨단운전지원장치(ADAS) 매출 증가, 인도사업 매출 호조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ADAS 매출은 '싼타페' 등에 탑재되는 긴급자동제동(AEB) 옵션이 기본사양으로 분류되며 전년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경영진의 쇄신 움직임도 2분기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앞서 작년 10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만도를 그룹 성장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면서 이 회사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지난 2012년 10월 그룹 위기 때 이 자리서 물러난 이후 6년만이다.
이어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정 회장 외 4명의 등기임원을 각각 생산·판매·R&D·재무를 책임지는 부사장급 임원으로 채웠다. 송범석 MDK 총괄(COO), 김광근 마케팅총괄(CMO), 탁일환 연구개발총괄(CTO), 김만영 경영지원총괄(CFO) 등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있다. 업계에서는 만도가 당장 실적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완성차 부품 주발주처인 현대·기아차 회복이 더딘 게 하반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