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계열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사업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는 가운데 주요 매출처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 가동 중단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만도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1분기 매출 1조4183억원, 영업이익 320억원, 당기순이익 153억원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7.1% 감소했다. 매출 상승세 대비 영업이익이 빠지면서 영업이익률은 2.2%로 전년 대비 1%포인트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0.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의 예상치보다 23.3% 낮은 수준으로 '어닝쇼크'다. 만도는 작년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실적 발표 이튿날인 1일 보고서를 통해 "만도의 국내와 미국 실적은 견조했지만 중국의 손익이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매출 규모는 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8%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물량 회복과 고부가 제품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졌다. 미국 매출은 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4.7% 급증했다. 현대차그룹 미국 공장 가동률이 회복됐고 GM과 포드의 신규 프로젝트로 인한 납품건이 늘어난 결과다.
반면 중국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3000억원에 그치며, 전체 매출의 성장폭을 제한했다. 여기에 이익 기여도가 높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 가동 중단 결정으로 가동률이 떨어졌고,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련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운전보조장치(ADAS) 판매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만도의 ADAS 1분기 매출 규모는 1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8% 급증했다. 전체 매출 비중도 11.8%로 12%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만도는 2020년까지 매출 비중을 14%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고마진 창출이 가능한 중국시장의 회복 속도에 따라 만도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있다. 만도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6조43억원, 영업이익률은 4%로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