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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8·2Q]대한항공, 메르스급 '갑질 후유증'

  • 2018.08.14(화) 18:37

영업익 61% 급감한 667억원…3년래 최저
유가 악재 속 각종 비용증가로 수익성 타격

대한항공의 수익성이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푹 꺾였다. 이익률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악재가 있던 2015년 이후 3년래 최악 수준이다. 유가가 오른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룹 총수 막내딸의 '물컵 갑질'이 직간접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조1058억원, 영업이익 667억원을 순손실 3047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6.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4% 급감했고, 순이익은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007억원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이에 비해 1.5배 가량인 3067억원 증가한 게 숫자로 보여지는 실적부진 이유다. 영업이익률은 2.1%로 작년 같은 기간 5.9%, 직전인 지난 1분기 5.4%보다 각각 3.8%포인트, 3.3%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메르스 유행으로 항공수요가 급감한 2015년 2분기(1.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한항공 본체만 따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 3조138억원, 영업이익 824억원, 순손실 27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폭발적인 항공수요에 바탕을 둔 국제여객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대한항공 본체의 국제여객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14억원, 10% 늘었다. 화물도 399억원(6%) 늘었고, 기타부문에서도 173억원(6%) 매출 증가가 이뤄졌다. 반면 국내여객은 121억원(8%), 항공우주사업은 441억원(23%) 매출이 줄었다.

  

여객사업 매출을 노선별로 보면 작년보다 중국이 23%, 일본이 13% 늘었고 유럽 7%, 동남아 6%, 미주 4%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노선별 매출 비중은 미국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운영을 시작한 미주가 28%로 가장 높았고, 유럽이 21%, 동남아 19%, 중국 12%, 일본 10% 순이었다. 전체 수송객은 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화물사업은 전체적으로 수송량이 4.3% 줄었지만 매출로 따지면 일본노선에서 30%, 중국노선 24%, 미주와 유럽에서 각각 8%, 6%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 같은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이 작년 2분기보다 2417억원, 9% 늘어 수익성이 잠식됐다. 연료비가 1793억원, 29% 급증했고, 인건비와 감가상각비도 각각 392억원, 50억원 늘었다. 공항관련비·정비수리비 등 기타 부문에서도 182억원 비용이 늘었다.

 

순손실이 크게 불어난 것은 환율변동 탓이다. 외화부채가 큰 항공업 특성상 환율변동으로 원화로 장부에 적어야 하는 부채 규모가 늘어난 때문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달러-원 환율은 1071.4원이었는데, 6월말 기준으로는 1121.7원이다.

  

대한항공 측은 "3분기 여객 부문은 여객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신규 시장 개발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화물 부문은 네트워크 다변화에 주력하는 한편, 신기재 중심의 운영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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