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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끝났다…항공업계 유가상승 먹구름 속으로

  • 2018.08.28(화) 10:48

[어닝 18·1Q]항공 리그테이블
유가 상승 직격탄…이익률 '반토막'
대한항공·아시아나 이어 LCC마저 부진

가벼운 몸집으로 순항하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올해 2분기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를 만나 너나할 것 없이 수익성이 크게 꺾였다. 통상 2분기(4~6월)가 한 해 가운데 항공 여행이 적은 비수기라 하지만 작년과 비교해도 부진이 심했다.

 

문제는 아직 고유가라고 할만큼 기름값이 오르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항공사 경영권을 쥔 총수 일가들의 전횡 논란까지 겹쳐 항공업계 경영 리스크는 점점 커지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국적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는 올해 2분기(별도 기준) 매출 4조5151억원, 영업이익 1096억원을 합작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8%나 떨어진 성적표다.

 

외형을 급격히 키우면서도 연간 두 자릿수 이익률을 거두던 LCC들도 수익성이 급격히 꺾였다. 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상장 LCC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2분기 매출 5098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을 합작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은 21.6%나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36.9%가 감소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로 보면 FSC 2사는 2.4%, LCC 2사는 3.6%였다. 영업이익률을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FSC는 2.3%포인트 낮아졌지만 LCC는 3.3%포인트나 하락했다. LCC 매력인 고수익성에 금이 간 것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유가 상승에 기인한다.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국제 유가는 작년 2분기 배럴당 50달러를 밑돌았지만 지난 2분기에는 최고 74.15달러(6월29일 기준)까지 올랐다.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가의 흐름도 이와 거의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유가 등락에 항공사 실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항공사는 전체 유류소비량의 30%를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가격변동위험을 없애는 것)하고, 이용객에게 유류할증료를 부과해 유가 상승 부담을 덜기도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헤지나 유류할증료는 유가 급등의 충격을 줄이는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다"며 "유가가 올라 실질적인 요금이 늘어나면 여객 수요부터 줄어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항공사 별로 2분기 실적을 보면, 대한항공은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138억원, 영업이익 8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국제여객에서 전년 동기보다 1614억원, 10% 늘었다. 화물도 399억원(6%) 늘었고, 기타부문에서도 173억원(6%) 매출 증가가 이뤄졌다.

 

이런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이 작년 2분기보다 2417억원, 9% 늘어 수익성이 잠식됐다. 연료비가 1793억원, 29% 급증했고, 인건비와 감가상각비도 각각 392억원, 50억원 늘었다. 공항관련비·정비수리비 등 기타 부문에서도 182억원 비용이 추가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1조5013억원, 영업이익 272억원(별도 기준)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8.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하락한 1.8%다. 올초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예상치로 밝힌 5%대 영업이익률과는 거리가 멀다.

 

역시 기름값이 발목을 잡았다. 아시아나항공 본체의 유류비는 총 437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금액으로 1000억원 늘었다. 전체 영업비용은 12% 증가했는데, 유류비를 빼고 계산하면 3% 늘어난 수준이란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매출 2833억원, 영업이익 11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보다 매출은 2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2.9%포인트 낮아진 4.2%로 집계됐다. 매출증가는 1년 전보다 보유항공기를 5대 늘리며 국제선 운항편수를 26.4%나 증가시킨 데서 왔다.

 

유가로 인한 비용 증가는 제주항공에도 큰 타격이었다. 이 항공사는 "2분기 항공유가격이 배럴당 84.7달러로 전년동기 62.1달러보다 36% 인상됐다"며 "이 때문에 매출원가가 30.2% 증가했는데, 그 중 유류비만 61%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지난 2분기 매출 2265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0.4% 격감했다. 영업이익은 79억원 적자를 낸 재작년 4분기 이후 여섯 분기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2.7%로 작년 같은 기간 6.5%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유가 때문에 영업비용이 늘어난 것이 수익성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다. 연료비는 작년 2분기 465억원이었던 게 올해 661억원 가량으로 42% 늘었다. 여기에 LCC 중 유일하게 대형기를 운용하면서 비수기 좌석을 채우지 못한 것도 영향을 줬다. 진에어 2분기 탑승률은 86.9%로 전년동기 87.8%보다 0.9%포인트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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