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 기록을 썼다. 하지만 2년째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명가(名家)'라는 타이틀로 내수 시장에서는 선방했지만 해외에서 돌파구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이익을 갉아먹는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쌍용차는 작년 한 해 총 14만3309대를 팔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7048억원, 영업손실 642억원, 순손실 618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재작년보다는 나았다. 판매는 376대 줄었지만 매출은 6%나 늘었다. 단가가 높은 '렉스턴'급 대형 SUV 판매가 늘어난 덕이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소폭(1.7%) 늘었다. 매출원가율이 재작년보다 0.7%포인트 높아진 87.5%였다.
내수시장 판매는 '렉스턴 스포츠' 출시 효과 등으로 전년보다 2% 늘어난 10만9140대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3만4169대로 전년보다 8%나 감소했다. 이란 제재와 유럽에서 새 국제표준연비측정방식(WLTP) 도입 등이 걸림돌이 됐다는 설명이다.
작년 4분기만 따로 봐도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 규모였다. 연결 기준 1조52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7%나 늘어난 것이다. 영업손실은 피하지 못했지만 규모를 35억원으로 줄였다. 전년동기 288억원과 견주면 250억원 가량 적자를 줄인 데 성공한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4분기에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가 내수에서 2달 연속 월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며 "이를 통해 작년 내수 판매는 15년만에 최대 실적을 거둬 업계 3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작년 쌍용차 판매 순위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다음이며 뒤로 한국GM, 르노삼성을 뒀다.
올해 흑자 달성 여부는 최근 제품명을 '코란도'로 확정해 오는 3월 출시할 신차(개발 프로젝트명 C300)와 해외 수출 시장 개선에 달렸다.
쌍용차는 최근 내놓은 '렉스턴 스포츠 칸'과 상반기중 내놓을 티볼리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내수시장 신차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는 서유럽과 호주, 인도시장에 초점을 맞춰 수출물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곧 출시할 '코란도' 개발작업 마무리를 위해 최근 대주주 마힌드라&마힌드라로부터 500억원을 지원(유상증자) 받았다.
쌍용자동차 최종식 대표이사는 "올해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코란도 출시로 SUV 라인업이 완전히 새로워지는 만큼 창사 이래 최대 판매 실적을 통해 흑자전환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