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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뿔난 삼성전자 주주들

  • 2019.03.20(수) 13:44

액면분할후 소액주주 1천명 몰려
전자투표 도입 필요성도 제기

"이런 거 예상 못했어요? 주주들이 장난감이에요? 횡포도 이런 횡포가 어딨어?"

20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 앞.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소액주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줄을 섰다. 일부 소액주주는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총이 시작된지 30분이 지났지만 입장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각 주총장 내부에서도 준비소홀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매년 삼성전자 주총을 참석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소액주주는 "8시30분에 와서 지금 입장했다. 미세먼지로 난리인데 1시간 넘게 서있었다. 세계 최고 기업이 이렇게밖에 못하느냐"고 따졌다.

지난해 5월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한 뒤 소액주주가 크게 늘면서 삼성전자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는 100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지난해 400여명의 주주들이 온 것에 비해 참석자가 갑절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복도에 칸막이를 치고 별도 회의실까지 활용해 좌석을 마련했지만 주주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모자랐다.

주총장 밖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 주총이 열리는 5층 다목적홀을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야한다. 24인승 엘리베이터 3대가 부지런히 주주들을 실어날랐어도 몰려든 이들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이 출동했고 구급차가 대기했다.

게다가 미세먼지로 뿌연 대기 속에서 삼성해고자 복직투쟁위원가 틀어놓은 장송곡이 퍼지면서 주총장 주변 분위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날 의장을 맡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편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내년엔 넓은 시설에서 주주를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사과했다.

삼성전자 주총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을 원안대로 승인하고 3시간만에 끝났다. 회사 안팎에선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해 주주들이 주총장에 직접 와야하는 지금의 불편을 덜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는 2017년말 15만8000여명에서 지난해말 78만8000여명으로 약 5배로 불어났다.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는 10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주총이 시작된지 1시간 반 가량 지났음에도 주총장 밖에는 긴 줄이 형성됐다.
이날 주총에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이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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