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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간 정의선 '하이퍼 전기차'로 판 뒤집기

  • 2019.05.14(화) 16:07

현대·기아차, '제로백 1.85초' 전기차 만든 리막에 투자
"내년 N브랜드 전기차·수소전기차 시제품 공개"

현대·기아자동차가 '고성능 전기차'라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한다. 완성차 업계에서 폭발적인 속도로 대변되는 '고성능'과 내연기관을 내려놓고 친환경 동력계통을 갖춘 '전기차'는 최근까지만 해도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 두 개념을 모두 실현한 모델을 만들어 자동차산업의 판을 뒤집겠다는 게 이번 현대·기아차의 도전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수소전기차(FCEV) 만큼은 세계 자동차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고성능차로 만들려 하는 움직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만큼 고성능 전기차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 초 웅변한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이 담긴 시도다.

리막 홈페이지에 걸린 하이퍼 전기차 'C_Two'/자료=리막 홈페이지

현대·기아차는 정 수석부회장이 13일(현지시각)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위치한 고성능 하이퍼(Hyper)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 본사를 방문한 가운데 이 회사와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 회사에 8000만유로(1067억원)의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현대차는 6400만유로(854억원), 기아차는 1600만유로(213억원)을 댄다. 이를 토대로 현대·기아차와 리막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게 계약의 요지다.

리막은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 및 전기차(EV) 스포츠카 분야에서 독보적 강자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수소전기차 사업을 위해 현대·기아차와 동맹을 맺을 때 이 그룹 산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리막을 택해 지분 1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시작했다.

리막, 'EV 스포츠카' 분야 독보적 강자
포르쉐도 지분 10% 보유해 협업
제로백 1.85초 'C_Two' 선보이기도

리막은 현재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마테 리막(Mate Rimac)이 2009년 설립했다. 그의 나이 21세때다.

지난 2016년 리막이 개발한 콘셉트카 'C_One'은 400m 직선도로를 달리는 드래그 레이싱에서 쟁쟁한 고성능 전기차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 받았다.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는 1888마력(ps)의 출력으로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닿는 시간) 1.85초의 성능을 내는 'C_Two'를 선보여 업계를 놀래켰다.

고성능 전기차 기술의 핵심은 고전압·고전류·고출력 등 높은 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하게 차량 성능과 차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리막은 이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많은 자동차 업체들과 고성능 전기차용 부품 및 제어기술을 공동 개발해왔다. 지금은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의 모델의 소량 양산과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계약식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업체로 고성능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우리가 가진 '클린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다양한 글로벌 제조사와도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해 우리와도 여러 업무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테 리막 CEO는 "우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속하고 과감한 추진력과 미래 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협력으로 3사는 물론 고객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스타트업(신생소형기업)으로 시작한 리막의 활력 넘치는 문화가 우리와 접목해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오른쪽)과 리막의 마테 리막 CEO(왼쪽)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는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2020년 고성능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시제품(프로토타입, 성능 검증 개선을 위한 선행 모델)을 선보이기로 했다. 내년까지 'N 브랜드'의 중형 스포츠 콘셉트카의 전기차 모델과 별도의 수소전기차 모델 등 2개 차종을 공개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우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위상을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고성능 전동차에 대한 양산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고성능 수소전기차 모델 양산이 이뤄질 경우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지난 1월 세계가전전시회(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언젠가 내연기관 차에서 '펀 드라이브'가 종말을 맞더라도 N 브랜드는 친환경차를 통해 펀 드라이브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수소전기차로 고성능차가 나온다면 그건 현대가 가장 먼저일 것"이라고 이 분야서의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최초 고성능 수소전기차' 도전
기술력 확보에, 브랜드 가치 높이는 효과도

현대·기아차는 양산형 전기차 모델에 최적화된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시스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년대비 123% 증가한 총 6만2000여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했다. 2020년에는 상품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면 협력 상대인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에 기술력이 특화돼 있다.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고성능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차량 제어 및 응답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제어기술 ▲배터리 시스템 등 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도 자체적으로 고성능 전기차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리막과의 협업으로 더욱 빠르게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순수 전기차는 세계 시장 규모가 2014년 13만4000여대에서 2018년 94만2000여대로 성장했고, 같은 기간 고성능 전기차도 4만5000여대에서 25만4000여대로 성장했다. 특히 고성능 전기차는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인상적인 기술력을 내보여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들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상품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현대·기아차는 단순히 '잘 달리는 차'를 넘어 모든 고객이 꿈꾸는 고성능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술력을 선도할 동력성능 혁신을 통해 친환경차 대중화를 선도하고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끝)이 리막 작업 현장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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