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엿새간의 일정으로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독일 'IFA2019'에서 눈여겨볼 점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트렌드 변화다. 두 회사는 제품 성능을 넘어 디자인 중시 등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 디자인이 '대세'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1만72㎡(약 3050평) 규모 전시·상담공간 '삼성 타운'을 조성했다. 핸드폰, 텔레비전(TV) 등으로 구성된 네 개 전시존 가운데 절반인 두 개가 가전을 주제로 다뤘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작품인 비스포크 냉장고는 이름을 그대로 딴 비스포크 전시존이 마련됐다. 프리즘은 개개인의 개성을 반영한 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한 세대)를 겨냥해 '맞춤형 가전'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비스포크는 맞춤 정장이 어원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제품 타입·색상·재질을 마음대로 선택해 2만2000개의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주방가구와 디자인, 배치 등을 조화롭게 이루는 '빌트인 룩'을 구현할 수 있다. 국내에는 올해 6월 출시됐으며 내년 1분기 유럽 시장 출시가 예정됐다.
그밖에 삼성전자는 1200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액자처럼 감상할 수 있는 '더 프레임', 디자인을 더해 가구처럼 생활공간을 돋보이게 해주는 '더 세리프' 등 라이프스타일 TV도 전시했다.
LG전자는 3799㎡(약 1149평) 규모 부스를 마련해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인 고급브랜드 'LG 시그니처'의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프렌치도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와인셀러 등 수십여 종류다.
특히 LG전자는 OLED TV의 디자인 강점을 강조했다. 화면을 둥글게 말거나 펴는 세계 최초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 6대를 배치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TV를 보지 않을 땐 화면을 말아 넣어 깔끔한 사각 형태의 형태로 고급 오디오를 연상시키고, 와인파티용으로 주방에도 어울려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허물 것이란 기대다. 이 제품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 기술로 '공간 해석'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로도 공간을 재해석하는 시도를 했다. 디자인을 넘어 기능적으로도 개인 맞춤형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IFA에서 전시장 중앙에 6가지 형태 라이프스타일존을 구성했다. 삼성 독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등으로 연결된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이 구동되는 경험을 방문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서다.
'건강 중시 싱글족' 공간에는 럭시 웨어러블 기기와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무선청소기 제트 등을 전시해 각 제품들이 유기적으로 홈트레이닝 환경을 조성했다. '바쁜 맞벌이 부부'의 공간에는 카메라·센서 등을 통해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에도 자녀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위험이 있는 곳에 접근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시나리오를 보였다.
LG전자는 인공지능 전시존 'LG 씽큐 홈'을 전시존 가운데 가장 크게 조성했다. 독자 개발 인공지능 플랫폼 LG 씽큐 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외부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제품들을 전시했다. 스마트 가전, 인공지능 플랫폼, 스마트 센서 및 디바이스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공지능 스마트홈을 통해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솔루션을 제시하려는 목표다.
각사 최고경영진도 공간과 연계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은 "올해까지는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기간 연동에 초점을 두었다면, 내년에는 스마트싱스 플랫폼에 다양한 생활 케어 서비스를 연동해 사용자 개개인의 일상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데 기여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고객들에게 단순히 편리함을 제공하는 가전이 아니라, 거실, 주방, 침실 등 집안의 모든 영역에서 공간과 조화를 이루고 고객가치를 더해주는 새로운 공간 가전 솔루션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