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간신히 지켰다.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2016년 이후 6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다. 지난해 폭발사고로 6개월간 화학공장이 중단됐고 '현금 창출원' 한화생명이 사업환경이 악화되면서다.
㈜한화는 25일 지난해 연간 총매출(이하 연결기준) 50조4124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전년보다 3.4% 늘었으며, 2년 만에 50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1조1257억원으로 재작년보다 37.7% 줄었다. 2017년 2조158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2%로 3년 전 4.3%로 고점을 찍은 뒤 매년 미끄러지고 있다.
범위를 좁혀보면 작년 4분기 매출은 12조729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 줄었다. 3분기 연속 12조원대다.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 흑자로 전환했지만, 작년 4개 분기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화가 지난해 연간 총매출 51조4286억원, 영업이익 1조314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자체사업이 부진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889억원으로 재작년보다 37% 줄었다. 지난해 2월 발생한 화약폭발 사고로 대전사업장 라인이 6개월간 정지한 여진이 방산부문에 남아서다.
주요 계열사 한화생명도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492억원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이나 빠졌다. 정부의 보험금 인상 억제정책으로 인해 실손보험손해율이 1년새 3.6%포인트 증가한 81.5%를 기록하면서다.
또 국내외 투자자산에서도 재미를 못봤다. 운용자산수익률 악화(3.7→3.45%)도 실적악화를 부채질했다. 미국과 한국간 금리 역전, 저금리 장기화가 악영향을 미쳤다.
일부 계열사는 선전했다. 한화솔루션 영업이익은 3783억원으로 전년보다 6.8% 늘었다. 태양광 부문 실적개선 덕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은 1652억원으로 이 기간 3배 뛰었다. 재작년 ㈜한화로부터 넘겨 받은 항공과 기계 부문에 더해 방산 부문 수익성 개선에 웃었다. 다만 ㈜한화 전체 실적공백을 메꾸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