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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흥분했나' 대한항공 노조, 하루만에 글 수정

  • 2020.03.06(금) 14:27

주총 앞두고 '권유문'으로 주주 설득
노조, 3자연합 원색적 비난 글 정정
한진칼 '차분'-3자연합 '격앙', 논조 달라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대결을 벌이고 있는 한진칼과 3자연합 양측이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며 주주 설득에 나서고 있다. 한진칼은 주주들에게 자신들을 지지해 달라고 차분히 부탁하는 반면 3자연합은 상대의 흠을 들추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이 가운데 한진칼 지지를 선언한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3자 연합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이 담긴 글을 하루만에 수정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칼 계열사로, 대한항공 노조는 우리사주조합과 사우회 등을 통해 한진칼 지분 3.8%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 노조, 탐욕·야욕 등 원색적 단어 삭제

지난 5일 대한항공 노조는 한진칼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를 하는 취지'라는 글을 공시했다. 노조가 지정하는 대리인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글에는 3자 연합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 표현이 담겼다.

노조는 3자연합에 대해 "자기들의 배만 채우려는 투기자본과, 아직 자숙하며 깊이 반성해야 마땅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탐욕의 결합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반도건설에 대해서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자산을 헐값에 이용해 먹고 자기 배만 불리겠다는 저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3자연합이 추천한 전문 경영인에 대해 "허울 좋은 허수아비"라며 "항공산업과 물류의 전문가들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3자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변호사를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는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을 내세웠다.

노조는 하루만에 이 취지문을 정정 공시했다.

지난 5일 정정된 글을 보면 '투기자', '탐욕', '야욕', '허수아비' 등의 노골적인 표현은 빠졌다.

노조는 3자 연합에 대해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을 거대 자본을 이용해 지배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많은 지탄을 받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의결권을 공동행사한다"면서 "이들의 주주제안은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고 표현 수위를 낮췄다.

3자연합 추천 사내이사 후보자에 대해선 "전문성이 결여된 경영판단으로 한진그룹을 부실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반대 의견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감정적 접근은 최대한 배제했다. 이어 한진그룹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자인 조원태 한진칼 회장, 하은용 한진칼 부사장 선임안에는 찬성해달고 요청했다.

◇ 한진칼 차분-KCGI 흥분

6일 KCGI도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를 하는 취지'를 공시하며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 선임에 찬성해달라고 주주 설득에 나섰다.

KCGI는 "조원태 회장과 하은용 부사장에 대해 한진그룹의 부채비율 상승과 재무구조 악화를 야기한 경영실패의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원태 회장에 대해선 "사익편취 행위로 공정위와 검찰의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고, 인하대학교 부정입학 혐의가 있고,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반면 한진칼이 지난 5일 공시한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를 하는 취지'를 보면 차분하게 주주를 설득하는 모양새다.

한진칼은 자신들이 제안한 이사 후보자들에 대한 간단한 이력만 소개하며 "찬성 및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부탁했다. 3자연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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