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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화학요람' 울산 범용제품 라인 줄인다

  • 2020.03.26(목) 15:56

NCC 1공정, 가동률 낮춰 12월부터 중단
고기능 고무설비도 가동중단...고부가 제품 '집중'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최초 화학시설 울산 나프타 분해설비(NCC) 가동중단에 들어간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수요가 급감한 2008년 이후 십여년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악화에 더해 미국과 중국의 설비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수급 양면이 타격을 받아서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26일 울산 복합단지내 NCC 1공정 가동률을 순차적으로 낮춰 12월부터 가동중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NCC 1공정은 SK이노베이션 전신 대한석유공사가 1972년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간 국내 최초 화학설비다.

울산 공장은 연간 87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한다. 이번에 가동을 멈추는 NCC 1공정이 20만톤, 2공정이 67만톤을 담당한다. 1공정이 가동중단되면 울산 공장 에틸렌 생산능력은 67만톤으로 4분의 3으로 줄어든다. 에틸렌은 고무, 플라스틱 등 화학제품 전반에 두루 쓰이는 기초원료다. NCC 1공정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더해 SK종합화학은 1992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고기능 합성고무(EPDM) 설비도 2분기내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EPDM은 아기용 매트,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쓰이는 탄성 고무다. SK종합화학은 두 공정 근무자들을 전환배치 할 예정이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부득이하게 NCC공정과 EPDM공정의 가동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SK는 최악의 경우 설비를 재가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두 설비 모두 노후화 정도가 심해 정비보수만으로 원가절감, 생산량 증대를 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수급이 악화된 상황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정제공장 가동률을 이달까지 85%까지 낮추는 결정을 내리는 등 수급악화에 대응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NCC와 EPDM 모두 연식이 오래됐다"며 "최근 경쟁적으로 설비를 새로 짓는 미국,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노후도가 심하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게 SK 처지는 남일이 아니다. 정유사 수익성 지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셋째주 기준 배럴당 -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래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은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비, 운반비 등 제반비용을 제외하고 정유사 수중에 돈이 얼마나 남는지를 보여준다.

국내 정유 4사도 가동률 조정으로 시황악화에 대응 중이다. 에쓰오일은 연초 일시적으로 정제공장 가동률을 80%까지 낮췄다. GS칼텍스는 여수 공장 정제설비 정기보수일을 예정보다 앞당겨 3월 중순부터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제공장 가동률을 약 90% 수준으로 조정하고, 전 임원 급여 20% 반납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중이다.

SK는 대안으로 고부가 화학제품에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고부가 포장재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과 앱을 활용한 음식 주문과 배달 문화 확산,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간편식 소비가 늘며 포장재 수요도 늘어서다.

SK종합화학은 외부 인수합병으로 포장재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3년 전 미국 다우로부터 포장재에 쓰이는 접착층과 차단층 핵심소재 에틸렌 아크릴산(EAA)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3억7000만달러(약 403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말 프랑스 폴리머 업계 1위 업체 아르케마로부터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3억3500만유로(약 439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이날 서울 서린동 SK서린빌딩에서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가 열렸다. 김준 사내이사, 유정준 기타비상무이사와 김종훈 사외이사 선임 등 여러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제품의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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