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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정몽규 회장의 침묵 '스톱일까 고일까?'

  • 2020.06.26(금) 16:05

27일 거래 종결일 하루 앞두고 여전히 '침묵'
채권단, 인수 포기 가능성에 '무게'?...플랜B 등 검토

불과 며칠 전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회장의 공식적인 의사는 "여전히 인수 의지가 있다"였습니다. 단 본계약 땐 없었던 여러 악재를 이유로 채권단에 몇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논의하되, 서면을 전제로 하자"는 거였습니다.

채권단은 서면 협상 요구에 어이없어 하면서도, 인수 조건 재논의에 대해선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특혜 의혹을 받을게 뻔하지만, 코로나에 따른 어려운 경영 환경, 계약 자체가 무산됐을 경우 파생되는 여러 문제점을 고려할 때 일단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정 회장이 수일째 조용합니다. 먼저 요구한 인수 조건 재협상을 채권단이 받아줄 용의가 있다는 데도 가타부타 말이 없습니다. 보다 못한 채권단이 비선을 통해 수차례 접선을 시도했지만, 정 회장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거래 종결일을 하루 앞둔 지금, 다시 침묵하는 정 회장의 진짜 의중은 뭘까요.

정몽규 회장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으로부터 1조7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약속 받았을 때도 한 달 넘게 침묵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요구한 자금 지원이 예상치를 훨씬 넘는 수준에서 이뤄줬음에도, 인수 작업을 재기하기는커녕, 채권단 결정에 어떠한 응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추측들이 쏟아졌습니다. "정 회장이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 것 아니냐"부터 "채권단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일종의 포커 페이스 전략이다" 등 나름 그럴 듯한 소문들이 난무했습니다.

정 회장의 침묵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모든 소문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로 모아질 때 쯤, 정 회장은 갑작스레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공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여러 루트로 인수 자금을 마련해온 점, 각국으로부터 기업 결합심사 승인을 받기위해 노력한 점 등을 일일이 어필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아시아나항공의 계속 불어나는 빚, 비협조적인 태도,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불리한 경영 환경 등을 이유로 채권단에 인수 구조를 재협상을 제안했습니다. 단 서면 전제로 말이죠.

채권단은 서면 제의에 "60년대 연애하냐"며 발끈했지만, 인수 구조 재협상 요구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양측의 협상은 아직 시계 제로 상태입니다. 공을 넘겨 받은 정 회장이 또 다시 장고에 들어갔기 때문이지요. 채권단이 수차례에 걸쳐 비공개적으로 접촉을 시도했음에도, 정 회장은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또 다시 길어지는 정 회장의 침묵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거래 종결일이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 회장의 침묵 후 내린 결정에 따라 사실상 이번 거래의 성사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이지요. 다만 이미 정 회장 스스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재차 밝혔고, 채권단도 이를 지원할 의사를 충분히 내비친 만큼 이제와서 이를 뒤엎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채권단의 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정 회장의 침묵을 인수 포기 의사로 해석했는지 벌써부터 플랜B(대안)를 가동하는 모양새입니다. 거래 종결일인 오는 27일까지 HDC현산측의 아무런 액션 혹은 언급이 없을 경우, 이를 실질적인 거래 종결로 봐야 하는 것인지 법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책임 여부를 따져 묻겠다는 거겠죠.

일단 채권단은 이번 거래의 마지노선인 러시아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최대한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거래 종결일을 하루 앞둔 오늘이라도 승인이나면, HDC현산은 본계약에 의해 거래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죠. 반대로 러시아에서 소식이 없다면, 거래는 자연스레 6개월 더 연장됩니다. 정 회장의 침묵이 더 길어질 수도 있겠죠. 그런데 채권단이 이를 기다려줄 지는 모르겠습니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 그룹을 꿈꿨던 정몽규 회장, 그는 과연 아시아나항공을 살까요. 아니면 포기할까요. 어떤 결론을 낼 것인지 여부를 떠나 지금과 같은 침묵이 계속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시선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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