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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고 몸집 키우는 전기차 배터리

  • 2020.08.04(화) 17:01

LG·삼성·SK, 상반기 전지매출 27% 증가
5월부터 가동률 회복…"하반기 수요↑"

국내 전기차 배터리(전지) 3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표를 거뒀다. 전지사업 영업손익은 LG화학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설비 가동중단, 자동차 소비심리 침체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으로 각광 받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서 배터리 수요가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익성도 선명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코로나 속에도 외형 '쑥쑥'

4일 비즈니스워치 집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전지 부문에서 9조53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7조4901억원에 비해 27.3% 늘린 외형이다.

3사 합산 영업손익은 -1242억원(일부 추정치 포함)으로 여전히 적자다. 하지만 전년 동기 -334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2107억원 줄었다. 각 사 전지 부문에는 핸드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전지,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등에 쓰이는 중·대형 전지 등이 모두 포함된다.

LG화학이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를 받았다. 상반기 전지 부문 매출이 5조839억원,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 매출은 40.5% 늘렸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전년동기 영업손실 2759억원)했다. 2분기 매출(2조8230억원)과 영업이익(1555억원)은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특히 지난 2분기 실적은 2차 전지 사업에 진출한 지 25년 만에 첫 분기 흑자여서 뜻깊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上海) 생산기지 '기가팩토리3'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지 사업 중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실적 개선이 의미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이 세부 배터리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증권업계는 이 회사 전기차 배터리의 상반기 매출이 3조원대, 영업손실이 5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했다. 범위를 좁혀 올해 2분기만 놓고 보면 200억원가량 흑자를 낸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은 파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지난 5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라인 가동률을 높여 현재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착수한 지 19년 만인 지난해 4분기 첫 흑자를 올렸고, 이번이 두 번째다.

다른 두 회사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멈춘 여파 속에서도 외형을 성장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수익성을 개선에 실패한 점은 아쉽다.

삼성SDI 전지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7123억원,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4%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전년동기 영업이익 950억원)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만 보면 상반기 매출이 1조원대, 영업손실은 500억~600억원대로 교보증권은 추산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 외형을 키우긴 했지만 3사 중 가장 미미했고, 수익성은 반토막 났다.

SK이노베이션은 전지 부문을 포함한 기타 사업(소재 사업 및 스태프 비용 포함)에서 상반기 매출 7367억원, 영업손실 2187억원을 기록했다. 기타 사업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7배로 늘었고, 영업손실액은 647억원 줄었다.

기타사업으로 분류되는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상반기 매출 6000억원, 영업손실 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대신증권은 추산했다. 증권업계 추정치로 작년 상반기 이 회사 전기차 배터리 부문 매출이 2700억원대, 영업손실 1000억원대였던 것과 비교해 매출은 배 이상 늘렸지만 적자 역시 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 하반기 판은 더 커진다

배터리 3사는 사업 재무구조 개선, 설비능력 확대 등을 꾀하는 등 하반기에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분기 연속 흑자, 삼성SDI는 올해 전년 대비 매출 60% 이상 성장,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 19.7GWh(기가와트시)에서 올해 말 30GWh로 약 1.5배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하반기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6월 들어 주요 시장인 미국, 중국 등의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한 것과 달리 유럽은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1% 늘었다. 6월 이후 유럽 주요국들이 경기 진작책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을 높인 것이 수요에 불이 붙은 배경이다.

이는 올해 들어 급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에 좋은 소식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합산해 34.5%로 전년 동기 15.5%보다 배 이상 뛰었다. LG화학 점유율이 24.6%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가 6%로 3위, SK이노베이션이 3.9%로 6위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6월 들어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고 중국과 미국 역시 조금씩 회복세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배터리 3사가 더욱 큰 성장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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