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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된 'LG 배터리 독립'…5가지 포인트

  • 2020.09.17(목) 17:23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LG화학, 물적분할 확정…12월 출범
사업 착수 25년만에 별도계열사로
"IPO 내년 본격화"…배터리 초격차 전략

LG화학이 2차전지(배터리) 사업을 독립시킨다. LG그룹이 처음 이 사업에 뛰어든 지 25년 만이다. 적자가 쌓여 내부에서 '접자'는 의견이 나온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구본무 회장은 "포기 말고 길게 보자. 여기 우리 미래가 있다"며 끌고 왔다. 결국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부문 세계 1위까지 올라서 별도 계열사가 된다. 선대 구본무 회장의 유산이 '구광모호(號)' LG그룹의 첫 대형 구조개편 결실이 됐다.

분사 목적은 명확하다. 상장을 통한 투자자금 유치다. 외부 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설비투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를 통해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기선을 잡겠다는 게 목표다. LG화학이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것은 잠시다. 공식적으로 상장 시기는 '미정'이라지만 내년부터 곧바로 IPO(기업공개)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 배터리사업 독립'의 핵심을 5부분으로 나눠 짚었다.

① 등장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 전지사업부를 분할하는 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가 공식 명분이다. 이 회사는 10월30일 개최할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12월1일자로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LG화학이 일단은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 되는 것이다. 대상은 전지사업 전체다. 자동차 전지뿐만 아니라 ESS(에너지 저장장치), 소형 전지 등을 모두 포함한다.

LG화학은 물적분할을 택한 이유로 "신설 배터리 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연구개발(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의 전지 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② 인적분할 왜 안됐나

다만 LG화학 주주들 사이에서는 인적분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갖는 방식이다. 석유화학 중심의 기존 사업보다 배터리 사업 성장성이 큰 데다, 최근 신규 상장 기업 주가가 주식시장에서 고공행진 하면서 인적분할에 대한 기대감은 증폭됐다. 하지만 LG화학이 택한 것은 물적분할이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의 분사를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물적분할 소식이 미리 새어나온 지난 16일 이후 이사회 결정을 발표한 이틀 사이 유가증권시장 LG화학 주가가 10% 남짓 급락한 것도 물적분할에 대한 투자자 실망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경영권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인적분할시에는 그룹 지분율이 20%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지속되는 기술유출 우려와 경쟁격화 등을 감안하면 그룹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지배력 강화가 중장기적, 정성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③ 왜 지금일까

배터리사업의 분사설이 나온지는 10년 가까이다. '이유있는' LG화학 배터리 분사설 하지만 줄곧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와중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부각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LG전자의 전기차 배터리부문은 지난 2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지부문을 통틀면 15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G화학 측은 특히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자금을 적기에 확보할 필요성도 높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게다가 작년까지는 배터리 사업의 뒷배가 돼온 석유화학사업도 사정이 만만치 않았다. 윤재성 연구위원은 "지금은 배터리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 전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석유화학이라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하고 재무적 시너지까지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구조가 훨씬 유리하다"며 "석유화학은 3~4년 간의 업사이클(Up-Cycle)에 진입했다고 판단돼 향후 전사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작용하면서 배터리 사업의 성장통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④ 상장 효과는?

LG화학은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을 IPO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사업별 독립적 재무구조를 확립하면 최근 가중돼온 재무적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12월 'A-'에서 'BBB+'로, 무디스는 지난 2월 'A3'에서 'Baa1'로 LG화학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춘 상황이었다.

LG화학 관계자는 "분할을 통해 배터리 사업을 비롯해 각 사업분야의 적정한 사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되고,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반영돼 기업가치 향상 및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자동차 배터리 2위 업체인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이 70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떼낸 신설법인만 해도 LG화학 전체 시가총액(48조5000억원)보다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 시기에 대해 LG화학은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를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의미다.

⑤ 그 다음은?

LG화학은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13조원 정도로 예상했다. 나아가 2024년에는 매출을 3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게 목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분사의 첫번째 목적은 대규모 자금 확보를 통한 성장성 강화이며 두번째는 사업적 시너지가 큰 파트너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분사한 법인을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Lifetime)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플랫폼(E-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배터리 사업 이외의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부문에서도 적기에 필요한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배터리에 앞서 2001년 LG생활건강, 2009년 LG하우시스를 분사시킨 것과 마찬가지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과 함께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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