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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요정]포스코케미칼 1조 유상증자 읽어보기 (feat. 금수저)

  • 2020.11.13(금) 10:00

<기업공시 요점정리>
포스코케미칼, 1조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
2차전지 소재 투자용…모회사 포스코가 자금 절반 쏴줌

오늘 공시요정은 코스피상장사 포스코케미칼의 1조원 유상증자 얘기를 준비했어요. 이번 유상증자를 이해하기 위해선 포스코케미칼이란 회사가 하는 일을 먼저 살펴보는 게 좋아요. 그리고 제목에 왜 금수저란 표현을 썼는진 뒤에 설명!

# 옛날의 그 포스코케미칼 아님(지금은 변신중)

회사 이름 앞에 붙은 포스코란 단어가 보여주듯 포스코 계열사(자회사). 본업은 제철 관련 소재(ex 내화물=고온·고열에서 견뎌내는 물질을 묶어서 지칭)를 만들어서 포스코에 납품하는 것. 

*내화물 4대 회사 포스코케미칼, 조선내화, 한국내화, 동국알앤에스. 이중 포스코케미칼과 조선내화가 포스코에 공급. 한국내화는 현대제철, 동국알앤에스는 동국제강에 각각 공급

*포스코케미칼의 또 다른 사업은 생석회(LIME) 만드는 것인데 역시 포스코에 납품. 이 사장의 유일한 경쟁상대는 현대제철. but 현대제철은 자체 소비하므로 포스코가 쓰는 생석회 시장 경쟁자는 없음.

비유해보면 식재료를 만들어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대형식당에 납품해서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사업을 해온 셈. 근데 이제 슬슬 새로운 사업도 해보려고 몇 년 전부터 준비함.

새로운 사업은 전기차 시대에 그 이름도 후끈한 2차전지(aka. 한번 방전되면 사용 불가능한 1차전지와 달리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복 사용 가능한 전지)

포스코케미칼이 2차전지 완제품을 만드는 건 아니고, 소재를 만들기로. 2차전지 소재는 양극재(양극활물질)·음극재(음극활물질)·전해액·분리막 4가지가 핵심이라고.(구체적인 건 몰라요. 저는 문과 출신임)

포스코케미칼은 2010년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을 인수해 사업 시작! 2019년 4월에는 양극재를 만들던 포스코ESM을 합병해서 양극재·음극재 둘 다 만드는 국내 유일 회사가 됨(이때 딱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동)

아무튼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음극재를 만들어서 LG화학, 삼성SDI 같은 배터리 제조업체에 판매하고, 배터리제조업체들이 완제품을 만들어서 전기차, 모바일, 에너지 회사에 공급. 2차전지 산업구조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어디에서 활동하는지 보여주는 그림을 준비했음.


근데 이쪽 사업을 하려고 보니 골목 대장 한 명이 딱 지키고 있는 것. 다름 아닌 중국.

*중국의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점유율 각 63.6%, 74.0%, 69.7%, 56.7%

*한국의 점유율은 양극재 8.6%, 음극재 6.0%, 전해액 7.7%, 분리막 8.5% 수준. 

포스코케미칼로부터 양극재·음극재를 사가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포스코케미칼 제품 하나만 사용하진 않음. 중국뿐 아니라 유럽·일본업체 제품도 다양하게 사용. 물건 잘 못 만들거나 제때 안 만들어주면 납품처 빼앗길 수도. 제철 소재 만들어서 포스코에 납품할 때랑 달리 경쟁이 치열함 (아! 부모님 회사에 납품할 때보다 세상은 넓고 험하구나) 

결국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 관련 설비투자를 계속 늘리고, 성능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함. 다 돈이 들어가는 일!

# 증자로 조달하는 돈 1조원, 대부분 2차전지 사업 투입

그래서 이번에 결정한 게 1조원 유상증자. 이제부터 유상증자 얘기를 시작해보겠음. 

☞관련공시: 11월 6일 포스코케미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 결정)

[포스코케미칼 유상증자 개요]

-새로운 주식 1647만5000주(기존발행주식 대비 27%)를 발행
-주당 6만700원(예상가격)에 주주들에게 팔아서 총 1조원 마련키로
-증자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청약일 2021년 1월 13~14일)
-증자대금 들어오는 날(납입일) 1월 21일, 새로 발행한 신주상장일 2월 3일  
-증자대금 사용계획: 시설투자 8553억원 운영자금 1447억원

증자대금을 어디에 사용하느냐가 포인트. 주주들에게 주식 팔아서 마련한 돈으로 회사 빚 갚는 데 쓰면 이자 비용은 줄일 수 있어도 회사가 성장할 것이란 믿음을 심어주기엔 부족. 포스코케미칼은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에 쓴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극재 시설 증설에 5468억원, 음극재·양극재 원재료 구매 1675억원, 양극재 유럽 현지 생산시설 구축 1447억원 사용한다고 밝힘.

결과적으로 1조원 가운데 대부분인 8457억원을 2차전지 투자에 쓰겠다고 밝힌 것. 전통적 사업인 제철 소재 관련해선 1400억원 남짓만 쓸 예정. 다시 말해 이번 유상증자는 2차전지 소재 산업을 위한 자금 마련용. (이와 관련해서 증권사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증자라며 칭찬이 자자함.)

다만 설비투자 성과는 최소 2~3년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 그 사이에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름.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산업의 먹이사슬 구조에서 맨 밑에 있는 회사. 따라서 맨 위의 회사들이 주문을 줄이면 공장 늘려놓고 놀아야 함. 

단기투자로만 접근하면 이번 증자는 단기간에 기존발행주식 대비 27%에 해당하는 신주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주가가치 희석 우려가 크게 나타날 수 있음. 반면 이번 증자대금으로 늘린 설비투자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지켜볼 여유가 있다면 긍정적. 

# 증자대금 절반 이상은 포스코가 대줌(이자 안 냄)

마지막으로 포스코케미칼을 왜 금수저라고 지칭했는지 설명해봄. (반박이 있을 수 있음. 자회사도 모회사 눈치보는 경우 많음)

그렇지만 포스코케미칼의 이번 유상증자는 1조원 중에 절반 이상을 모회사 포스코가 마련해 줌. 주주배정 증자란 방식이고, 포스코가 지분 60%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니까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음.

하지만 포스코가 만약 돈이 없어서 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없었더라면 애초 포스코케미칼은 대대적인 설비투자 계획을 꿈도 꾸지 못했거나 외부 돈을 빌려서 마련해야 했음. (실제로 포스코케미칼이 지금까진 설비투자하느라 외부 돈을 많이 빌리긴 했음. 부채비율 2018년말 25% → 2020년 6월 말 114.5% ) 

외부 돈을 빌리는 건 이자를 내야 한다는 뜻. 반면 유상증자는 이자를 안 냄. 미국이 달러 찍어내듯 주식회사는 주식만 찍어내서 돈을 구하는 방법이 유상증자. 주식을 찍어낸 회사는 나중에 주가 상승으로 보답하는 것이고 여유가 있으면 배당금을 풀어서 고마움을 표시하면 되는 것임. 

아무튼 유상증자는 이자를 안내고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고, 그 자금의 절반 이상을 포스코가 쏴주는 것. 업종이 다르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항공사 유상증자 보면 상황이 다름. 모회사가 돈 못 구해서 증자 불발되거나, 모회사도 자회사 증자에 쏴주려고 다시 돈을 꾸는 사례가 많음. 

그래서 신용평가회사 리포트에 보면 이런 내용도 나옴. 

유상증자를 통해 2차전지 소재 관련 대규모 투자를 일부 충당하면서 외부 차입조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 다만 2차전지소재 관련 투자가 유상증자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점을 감안할 때,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은 투자부담 확대로 인한 신용도 하방압력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한국기업평가 11월 11일 이슈리포트 '포스코케미칼의 1조원 유상증자가 주는 의미 그리고 남은 과제'에서 발췌] 

무슨 얘기냐면. 

신용평가회사는 부채부담을 가장 큰 위험으로 평가함. 부채부담이 크면 신용등급 떨어짐(개인도 빚이 많으면 신용등급 떨어지듯). 근데 증자를 하면 그만큼 외부에서 돈 빌릴 부담이 줄어드니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을 막았다는 뜻. 

이번 포스코케미칼 1조원 유상증자가 주식시장에 주는 신호는 모회사 포스코가 자회사 포스코케미칼에게 "2차전지 한번 해봐라 우리가 밀어줄께"라고 말한 것이란 점. 사실 2차전지 소재 산업은 포스코그룹의 신성장 사업임. 최근 그룹의 주력인 철강사업 업황 부진으로 비철강, 즉 철강이 아닌 다른 분야를 적극 발굴해야 하는 상황.

마지막으로 확인사항!

포스코케미칼 지분은 포스코 61.26%(3736만220주) 포항공대 3.38%(206만500주) 보유 중.
이번 증자 신주배정비율(1주당 0.238주)에 따라 포스코 890만주, 포항공대 49만주씩 배정받음
포스코는 자신에게 배정된 물량 100%(5403억원) 다 사들이기로  증자 후 지분율 59.72%
포항공대는 자신에게 배정된 물량의 27%(82억원)만 사들이기로  증자 후 지분율 2.83%

☞관련공시: 11월 6일 포스코케미칼,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

☞관련공시: 11월 6일 포스코케미칼,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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