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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 아니다"…항공 빅딜, 법원 문턱 넘었다

  • 2020.12.01(화) 18:03

법원,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
'대한항공+아시아나' 가시화…3자연합 위축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등 과제 남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항공 빅딜'이 첫번째 관문으로 꼽힌 법원 문턱을 넘었다. '3자연합'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이 기각한 것. 이로써 산업은행이 빅딜의 마중물로 투입하는 8000억원이 한진칼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순으로 흘러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넘어야할 문턱은 아직 여럿 있다. 국내외 기업결함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도 여전히 칼을 갈고 있다. 난관을 모두 거쳐 인수합병(M&A) 작업이 마무리해야 세계 7위 수준의 초대형 대형항공사(FSC)와 동북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가 동시에 탄생하게 된다.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사모펀드 KCGI 등이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기각했다.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 46.71%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자금조달 과정에서 자신의 지분이 희석되는 이번 빅딜을 반대했다.

이번 빅딜 계획대로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되면 '3자 주주연합'의 지분은 40.5%로 줄게 된다. 반면 산은이 한진칼 지분 10% 가량을 확보한다. '3자 주주연합'과 지분 다툼에서 밀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입장에서는 산은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KCGI는 "국민 혈세를 이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반대한다"며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한진칼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와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 주주 외의 자(3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는 상법 내에서 이번 빅딜이 추진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증자가) 이루어진 것"이라며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번 빅딜이 법원 문턱을 넘으면서 자금조달은 계획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산은은 오는 2일 유상증자 대금 5000억원, 3일 교환사채 대금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한진칼에 납입한다.

한진칼이 이 돈을 대한항공에 빌려주고, 내년 초 대한항공이 2조5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다. 대한항공은 신주로 한진칼 빚을 갚는다. 마지막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1조5000억원대 유상증자, 3000억원대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내년 6월께 빅딜은 일단락된다.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인수 작업 마무리 단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된다. 공정위는 독과점 가능성을 검토해 기업결합 여부를 결론 내리게 된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중국 등 해외에서도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전세계 항공사가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빠진 특수성을 감안하면 기업결합이 불허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주요 국가 중 한 곳이라도 기업결합 승인이 나지 않으면 이번 빅딜이 무산될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은 끝까지 늦출 순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3자 주주연합'의 저항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달 20일 한진칼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을 위해서다.

하지만 산은이 투자한 한진칼 신주가 상장되는 22일 이후에 임시주총을 위한 주주명부가 패쇄되면 '3자 주주연합'이 표대결에서 지게 된다. KCGI가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여 한진칼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도 있지만 자금 여력을 감안하면 이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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