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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씽킹맵]빅딜에 운명 건 한진 조원태

  • 2021.01.19(화) 15:24

"코로나속 의미있는 성과"…빅딜로 경영권 방어
대한항공 성과에 거취 걸고 빅딜 마무리 해야

2021년 재계는 간단치 않은 경영 환경을 맞고 있다.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풀리지 않았고 주요 기업 내부에도 해결할 과제가 산적했다. 소의 해, 신축(申丑)년을 호시우보(虎視牛步)로 뚫어야 할 대기업집단 총수들의 머릿속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과제와 판단의 방향을 신년사 등에서 엿보이는 열쇳말과 함께 들여다봤다.[편집자]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만큼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낸 최고경영자(CEO)를 찾긴 쉽지 않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휘청였다. 2018년에 시작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남매의 난'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지난해 한진그룹이 간신히 위기를 버텨냈지만 '퍼펙트 스톰'(한꺼번에 겹친 악재)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올해도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영향권 아래 놓여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빅딜'로 경영권 분쟁은 수그러들었지만 외려 '승자의 저주'는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은 자신의 거취를 건 '대한항공 경영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 '퍼펙트 스톰' 속 의미 있는 성과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조정대를 잡은 지 올해로 3년째 접어든다. 2019년 4월 회장에 선임된 이후 그는 줄곧 위기관리능력 시험대에 올라서 있다. 경영권 분쟁, 코로나19 등 '퍼펙트 스톰'이 대한항공으로 주력으로 하는 한진그룹을 연쇄적으로 덮치면서다. 거기다 2014년 '땅콩 회항'과 2018년 '물컵 갑질' 등으로 싸늘해진 여론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복합적인 위기는 조 회장의 위기대처력과 그룹의 생존력을 키워주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90% 이상 급감한 여객 수요를 화물로 대체했고, 3자 주주연합'(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산업은행이 주도한 '항공 빅딜'로 전세를 뒤집었다. 실적도 선방했다. 대한항공의 지난 1~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17억만원에 그쳤다.

조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한해 코로나19로 항공업계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임직원 덕분에 의미있는 성과들을 이뤄냈다"고 임직원을 격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위기를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CEO의 리더십이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작년 3월 조 회장은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모든 공(功)을 CEO에 돌리는 오너십 경영의 한 단면일 수 있지만 위기때 실기하지 않은 CEO의 빠른 의사결정마저 깎아내리긴 힘들다. 산은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그다.

지난해 위기를 무사히 버텨냈다고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최근 전세계에 백신이 보급되고 있지만 '하늘길'이 언제 다시 열릴지는 미지수다. 예년처럼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비상 경영 체제를 끝낼 순 없다.

◇ 대한항공 경영성과에 달린 조원태 운명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함께 올해 최대의 경영 화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다. 최근 대한항공은 국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합병 후 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 전략도 짜고 있다.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양사의 통합은 두 회사가 단순히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를 넘어 양사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며 여러차례 통합을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큰 의미를 두는 것은 빅딜이 사업적 측면에선 최악의 위기때 감행한 최대 투자이자 지배구조 측면에선 경영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최대의 승부수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경영권 방어 아니다"…항공 빅딜, 법원 문턱 넘었다

2018년부터 치열하게 이어진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지난달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산은이 빅딜 자금 5000억원을 한진칼 증자에 투입해 지분 10%를 확보하면서다. '3자 주주연합'에 지분이 밀리던 조 회장은 전세를 뒤집을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3자 주주연합' 지분은 46.71%에서 41.84%로 희석, 1대 주주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오는 3월 주총에서 이사회 장악을 노렸던 계획도 어렵게 됐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항공 빅딜이 완성되기 까진 국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하고 약속한 대로 '인력 구조조정 없는 통합'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작년 9월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2308%가 넘는 아시아나항공을 추슬러 '승자의 저주' 우려도 씻어내야 한다. 관련기사☞ 아시아나 부채비율은?…빅딜 막바지 궁금점 셋

더욱이 한진그룹은 빅딜 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사실상 산은의 통제를 받는 상황이다. 산은은 한진칼 사외이사 선임권, 주요경영사항 사전협의권·동의권 등을 쥐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영성과가 저조하면 조 회장은 해임될 수도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작년 11월 "어느 누구도 편들지 않는 중립적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빅딜이 완료 전까지 조 회장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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