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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비싸도 인기 있는 이유…애플 '에어팟 맥스'

  • 2021.03.22(월) 17:27

애플 첫 무선 헤드폰…어느 공간이든 영화관으로
감성 가득 디자인은 만족, 무게는 단점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시선이 따가웠다. 기분 나쁜 시선은 아니었다. 길거리를 지나가거나 출퇴근 지하철 혹은 버스에서 줄곧 느껴졌다. 특히 아이폰을 손에 쥐고 있는 이들의 시선은 더욱 강력했다. 잠시 시선을 돌렸다가도 다시금 쫓아왔다. 애플의 첫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를 대여한 일주일 동안의 얘기다.

애플은 지난 1월 국내에 에어팟 맥스를 출시했다. 이미 많은 후기들이 쏟아졌지만 볼수록 궁금했다. 71만9000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한 차례 화제가 됐던 만큼 제품을 직접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애플이 처음으로 내놓은 무선 헤드폰이기에 더더욱 그랬다.

◇ 카페, 영화관이 되다

사실 헤드폰은 이어폰만큼 대중화되지 않은 제품군이다. 기자 역시 학창시절 한때 유행을 따라 잠시 사용했던 것 외에는 헤드폰에 대한 경험은 적은 편이다. 애플로부터 에어팟 팩스를 대여해 사용한 일주일은 헤드폰의 매력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기간이었다.

특히 돌비 애트모스 음향 기술을 지원하는 영상을 시청할 때 만족감이 극에 달했다. 돌비 애트모스는 입체 사운드 기술로 공간 움직임에 따라 소리를 배치해 전달하는 기술이다.

실제 에어팟 맥스를 착용하고 영화 '베놈'을 보니 시끄러운 카페 한복판이 영화관으로 바뀌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졌다. 오토바이 추격신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왔다. 차와 오토바이가 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소리도 함께 옮겨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국내에는 애플TV 플러스가 지원되지 않아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한계는 있다. 현재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왓챠'에서 프리미엄 이용권을 결제했을 때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콘텐츠들이 소수 있다.

◇ 주변음 허용 '기대 이상'

또 하나 기대 이상이었던 기능은 '주변음 허용 모드'였다. 사실 에어팟 맥스를 사용해보기 전까지만 해도 에어팟 프로에 비해 주변음 허용 모드 기능이 약간은 떨어지리라 생각했다. 헤드폰은 오버 이어(Over-ear), 즉 귀를 덮는 디자인이니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문과생다운 전형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보니 헤드폰을 빼고 듣는 것보다 더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헤드폰을 착용한 채 옆사람과 대화가 충분히 가능했다. 주변음 듣기 기능을 사용할 때 흔히 나타나는 잡음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는 내외부에 배치된 총 9개의 마이크가 큰 역할을 했다. 양쪽 이어컵에는 각각 외부 3개, 내부 1개의 마이크가 있는데 이 마이크에는 외부의 소리를 키워주는 빔포밍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직접 들리는 소리가 아닌 마이크가 들은 소리를 듣는 셈이다.

이 마이크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역할도 한다. 주변 소음을 감지해 차단해주고 귀 안에서 울리는 쓸데 없는 소음도 걸러서 들려준다. 현재 에어팟 프로를 사용 중이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익숙했는데,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이들에게는 신기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멀미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지인은 강한 지름 욕구로 괴로워했다. 귀가 덮여있지만 내부에 공간이 있어 막혀있는 느낌이 덜한 것 같다고 했다.

주변음 허용 모드와 노이즈 캔슬링을 전환하는 방법도 간단했다. 오른쪽 이어컵 앞에 위치한 소음 제어 버튼만 가볍게 누르면 된다. 콩나물처럼 튀어나온 줄기를 길게 눌러야 하는 에어팟 프로에 비해 조작이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애플워치에서 만나볼 수 있던 디지털 크라운(용두)도 직관적인 사용성에 큰 몫을 했다. 돌리기만 하면 볼륨 조절이 되니 직관적이었다. 버튼을 누르면 오디오 재생 또는 멈춤, 트랙 건너뛰기, 전화 받기 등의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생태계와의 호환성도 좋았다. 아이폰과의 연결도 수월했을 뿐 아니라 헤드폰을 착용하기만 했는데도 맥북에서 에어팟 맥스가 근처에 있다는 알림이 떴다. 

◇ 아름다움을 위해 포기한 것들

디자인 측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일반적인 헤드폰과 다르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함께 제공되는 스마트 케이스에 에어팟 맥스를 넣으면 고급 가죽 가방같은 느낌도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단점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장점이기도 할 것이다. 

이어쿠션은 메모리폼 소재로 이뤄져 있어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했다. 탈부착이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색상을 구매해 디자인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이어컵은 알루미늄 소재, 프레임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적용했다. 

여기서 에어팟 맥스의 가장 큰 단점이 나온다. 아름다움을 위해 포기한 '무게'다. 에어팟 맥스의 무게는 384g 수준이다. 타사 제품에 비해 100g 이상 무겁다. 100g의 차이는 소소해보이지만 머리 위에 얹어졌을 때 더욱 크게 다가왔다. 3시간 정도 착용했더니 목 뒤가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고개를 앞으로 내리면 흘러내리는 건 피할 수 없었다.

본체의 무게를 분산시켜 머리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도록 머리 덮개 부분이 니트 메시 소재로 제작됐지만 큰 효과는 없어보였다.

통화 품질도 다소 떨어졌다. 버스, 카페 등 외부음이 많은 공간에서 통화해봤을 때 상대로부터 소음 때문에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소소하지만 코로나 시대의 헤드폰이라는 기기의 한계도 느낄 수 있었다. 카페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상황을 예를 들어보자.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음료를 마시려면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 귀가 고정된 채로 마스크를 내려야 한다. 강제 '턱스크'(턱에 마스크를 걸치는 것)다.

퇴근길,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취해 오랜만에 감성에 젖었다. 집에 들어왔는데 음악은 끊기지 않게 듣고 싶고 답답한 마스크는 벗고 싶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이어폰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가능한 일이 헤드폰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 비싸지만 끌리는 이유

무엇보다도 에어팟 맥스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가격이었다. 무선 헤드폰에 71만9000원을 투자하는 것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소비다. 

다만 높은 가격을 비난하기 전에 고려할 점이 있다. 에어팟 프로 역시 첫 출시 당시 높은 가격대로 논란이 됐다. 에어팟 프로의 국내 출고가는 32만9000원이다. 타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의 두 배 정도의 가격인 셈이다. 

그런데도 에어팟 프로의 인기는 여전히 어마어마하다. 출시 3년차의 구형(?) 제품이지만 여전히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시장의 강자다. 이처럼 애플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기기를 하나라도 구매해 보면 된다. 얼마되지 않아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는 처음의 생각을 잊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견고하게 구축된 '애플 생태계'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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