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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LG '톤프리'가 고래 틈바구니서 사는 법

  • 2021.08.19(목) 06:40

LG전자 3번째 무선이어폰 '톤프리' 3종 출시
살균시간 더 짧게…'노캔' 속 입체음질 구현
블루투스 없는 기기서 사용 가능한 기능도

LG전자 무선이어폰 'TONE-TFP9'. /사진=백유진 기자 byj@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LG전자가 지난달 무선이어폰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지난해 여름 'TONE-TFP6', 지난 겨울 'TONE-TFP7'을 연달아 출시한 이후 반년 만의 신제품이다. 올해는 한 번에 3개의 제품을 내놓아 소비자 선택지를 늘렸다. 최고가 제품군인 'TONE-TFP9'과 함께 'TONE-TFP8', 'TONE-TFP5'를 더했다. 5부터 9까지 번호를 채웠다. 16만원대부터 24만원대까지 제품 라인업을 갖춘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상위인 TONE-TFP9을 LG전자로부터 대여해 보름 간 사용해봤다. 메리디안 사운드와 협업한 만큼 음질은 여전히 좋았고, 자외선 살균 기능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대라 쏠쏠해 보였다.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라는 신기능도 더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사용성도 톡톡히 확보했다.

LG전자 무선이어폰 'TONE-TFP9'. /사진=백유진 기자 byj@

마카롱이 살아남는 법

TONE-TFP9의 외양은 케이스가 '마카롱'을 닮은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TONE-TFP7에 비해 이어버드의 꼬리가 짧아진 정도다. ▷관련기사: [보니하니]마카롱 같은 LG '톤 프리'…예쁘면 다니?(2020년 7월24일)

하지만 구체적인 사양을 뜯어보면 꽤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우선 꼬리를 줄이면서 이어버드 무게는 전작 대비 0.4g 줄어든 5.2g이 됐다. 작은 차이지만 오래 착용해도 부담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인체공학 디자인도 적용됐다. 포항공과대학교 인체공학연구실과 협업해 약 300명의 각기 다른 귀 모양을 연구했단다. 실제로 두 시간 이상 끼고 있었을 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LG전자 무선이어폰 'TONE-TFP7'(왼쪽)과 'TONE-TFP9'(오른쪽). /사진=백유진 기자 byj@

톤프리는 위생관리 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장균 등 유해세균을 99.9% 제거해주는 UV(자외선) 나노 기능이 전작보다 강해졌다. 케이스에 이어버드를 5분만 넣어두면 이어버드 홀을 살균해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충전과 청소를 같이 하는 셈이다. 티유브이(TÜV) 라인란드 연구소에서 인증도 받았다. 전작은 살균에 10분이 걸렸다.

이어버드에 달린 이어젤은 무독성, 저자극성 실리콘 소재를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국제표준규격(ISO 10993) 피부 접촉 관련 안전성 시험을 통과했다고 한다. 다만 실제 사용할 때 다른 무선이어폰보다 청결하다는 것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제품 설명을 보고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정도다. 최고사양 모델인데 무선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LG전자 무선이어폰 'TONE-TFP9'. /사진=백유진 기자 byj@

메리디안과 계속된 협업 '음질 보장'

LG전자는 이번 신제품에서도 메리디안과의 협업을 이어갔다. 메리디안은 재규어, 랜드로버, 리비안 등 다양한 완성차 오디오 시스템에 채택되고 있는 영국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다. 단순히 메리디안으로부터 음질 인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제품의 사용성 구상부터 디자인에 맞는 기술 및 부품을 함께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그 덕분에 음질 만큼은 여타 브랜드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았다. 특히 저음(베이스 사운드)이 더 웅장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이브리드 진동판 드라이버'를 탑재한 덕이란다. 하이브리드 진동판 드라이버는 실리콘 엣지와 노맥스 소재를 함께 적용한 드라이버라고 한다. 실리콘 엣지가 저음의 왜곡을 잡아주고 노맥스 소재가 날카로운 잡음을 보정해주는 원리다.

LG 톤프리 앱에서 이퀄라이저 설정이 가능하다. /사진=톤프리 앱 캡처

LG 톤프리 앱(App)을 설치하면 이퀄라이저(사운드 모드) 설정이 가능하다. 이번에는 3D(3차원) 사운드도 추가됐다. 3D 사운드로 음악을 들어보니 라이브 콘서트장에 있는 것처럼 음향이 입체적으로 들렸다. 영화를 볼 때도 이 모드를 설정해두니 몰입감이 좋았다.

외부소음을 차단해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도 적용돼 있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와 비교했을 때 주변 소음 차단 수준은 다소 떨어진다고 느껴졌지만, 그래서인지 오래 사용하기에는 톤프리가 더 편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다만 통화 품질에선 여전히 한계를 보였다. 트리플 마이크를 적용해 외부 소음을 줄여주고 상대방에서 목소리를 뚜렷하게 전달한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하지만 카페나 지하철 등에서 통화를 해보니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상대 반응이 많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통화를 하다보니 물리적인 한계도 있는 듯 했다.

LG전자 무선이어폰 'TONE-TFP9'. /사진=백유진 기자 byj@

카세트 플레이어를 무선이어폰으로? 

최고 사양인 TONE-TFP9에서만 지원되는 재밌는 기능도 있었다.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기기에서도 무선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다. 충전 크래들을 멀티미디어 단자와 연결하면 무선이어폰으로 송출되는 소리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유선이어폰을 꽂아야 하는 헬스장 트레드밀에 이어폰 대신 톤프리 충전 크래들을 꽂으면 무선이어폰으로 소리가 송출된다. 지금은 이용하기 어렵지만 비행기 좌석에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유선 케이블로 카세트 플레이어와 연결한 'TONE-TFP9'. /사진=백유진 기자 byj@

시험 삼아 카세트 플레이어에 연결해봤다. 카세트 플레이어의 이어폰 단자에 톤프리 충전 크래들을 연결하니 무선이어폰에서 카세트 테이프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카세트 플레이어가 돌아가는 소리는 노이즈 캔슬링으로 잡아주니 음악을 좀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톤프리 앱 실험실에도 유용한 기능이 있었다. 통화 중 오른쪽 이어버드를 빼 마이크로 쓰는 '속삭이면서 말하기' 기능이다. 시끄러운 카페에서 통화할 때 이 기능을 활성화한 뒤 오른쪽 이어버드를 손에 들고 입 근처 대고 속삭이듯 말해봤더니 소리가 증폭되서 들렸다. 일반 통화 시보다 음질은 다소 떨어지는 면이 있긴 했다.

올 하반기 무선이어폰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시장 1위인 애플이 2년 만에 에어팟3를 들고나올 전망인 데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언팩을 통해 갤럭시 폴드 신제품과 함께 무선이어폰 신제품인 '갤럭시 버즈2'를 선보였다. 폴더블 신제품 사전예약 후 오는 27일까지 개통을 마치면 갤럭시 버즈2를 증정하는 강수도 뒀다. 폴더블폰 구매를 촉진하면서도 무선이어폰 출하량도 늘릴 수 있는 전략이다.

반면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다. 무선이어폰을 끼워팔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잃은 셈이다. 대신 제품군을 늘리고, 성능을 개선하는 정공법을 펴는 중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경쟁업체의 틈바구니에서 LG전자의 정공법은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LG전자 무선이어폰 'TONE-TFP9'. /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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