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차세대 융합 방송 서비스인 '5G-ATSC 3.0'을 선보이고 국내는 물론 미국 방송국에 연내 공급 및 적용할 계획이다.
ATSC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단체(ATSC)에서 제정한 UHD 방송 표준이다. 영상과 음성에 추가해 데이터까지 주파수에 실어 나를 수 있어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2일 제주도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방송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HD 화질로 전송된 방송 영상을 실시간으로 풀HD(HD 화질의 2배)로 변환해 수신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이번 시연은 SK텔레콤과 미국의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가 합작해 만든 미디어 테크회사 캐스트닷에라(Cast.era)의 기술을 선보이는 것이다.
캐스트닷에라가 개발한 AI 업스케일러는 인공지능 학습 엔진의 빠른 연산처리를 통해 방송 영상의 해상도(HD→풀HD)와 프레임 주파수(초당30프레임→초당240프레임), 색 영역(SDR→HDR), 포맷(ATSC1.0→ATSC3.0)을 업그레이드해 실시간으로 고품질의 방송 영상을 만들어낸다.
이는 국내 4K(UHD) 콘텐츠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앞서 SK텔레콤은 2019년 6월 제주에서 싱클레어와 함께 세계 최초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 5G-ATSC3.0 방송서비스를 구현한 바 있다. 이후 제주 테크노파크를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아 5G와 AI를 접목한 최신 방송서비스 개발에 매진해 왔다.
캐스트닷에라는 연내 미국 싱클레어 방송국에서 이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개발한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적용해 관련 인프라를 고도화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더불어 클라우드, MEC 기반 ATSC3.0 방송용 가상화 플랫폼을 통해 중앙에서 전국 각지 방송국의 송출 시스템을 운용하고 원격 제어하는 기술도 공개했다. 전국의 통신망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운용하고 있는 SK텔레콤의 가상화 플랫폼 통신 기술이 방송 영역으로 확대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기존에는 한 방송사 내에서도 각 지역 방송국마다 별도로 값비싼 전용 송출 장비를 구축해 담당 인력이 물리적으로 제어해야 했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더 저렴한 범용 장비와 소프트웨어 시스템만으로도 효율적인 중앙 통제 및 운용이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캐스트닷에라는 스마트폰에서도 TV처럼 끊김없이 방송을 볼 수 있는 초저지연 OTT 기술을 선보였다. 현재는 스마트폰 앱에서 라이브 방송을 볼 때 TV보다 9초 이상 늦게 전송된 영상을 보고 있는데 이 지연 시간을 0초(Zero)로 줄이는 기술이다. 또 TV 프로그램의 중간 광고 시간에 OTT 사용자별로 모두 다른 개인 맞춤형 광고를 삽입하는 솔루션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사업 주체인 캐스트닷에라를 통해 이번에 공개한 최신 미디어 플랫폼 기술을 우리나라와 미국 방송국에 연내 공급 및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미국 시장에서도 사업을 본격 재개해, 미국 싱클레어 주요 방송국에 ATSC3.0 기반 솔루션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ATSC 3.0 방송 환경에서는 방송 주파수를 통해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방송망과 통신망의 이종 결합도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미국 방송사들이 통신 주파수보다 도달 범위가 넓고 운영 비용이 저렴한 방송 주파수의 장점을 활용한 다양한 신규 미디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캐스트닷에라는 수년간 K-미디어 기술 개발에 동참하고 이번 행사에도 협력한 카이미디어, 에이티비스, 디지캡, 한시간컴 등 국내 20여개 미디어 강소기업과 함께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해 동반 성장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5G, AI, 클라우드 기술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며, “SK텔레콤의 기술과 싱클레어의 서비스 경쟁력이 결집된 캐스트닷에라가 전세계 미디어 테크 솔루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