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연례 잔치다. 초중고 교과서 시장의 ‘절대강자’ 천재교육이 또다시 거액의 배당금을 뿌렸다. 실권자(實權者)인 최용준(79) 창업주에게 꽂아준 돈만 4년간 1120억원에 달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천재교육은 2020사업연도에 주주들에게 결산배당 없이 중간배당을 통해 총 35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1주당 배당금은 4만2330원으로 액면(5000원)배당률은 847% 수준이다.
㈜천재교육은 10개 계열사 중 모태이자 주력 중의 주력사다. 시장점유율 1위(㈜천재교과서 포함)의 초중고 교과서를 비롯해 초등 전과목 ‘우등생 해법 시리즈’로 유명한 참고서 출판사업을 핵심사업으로 한다.
2020년에 매출(별도) 123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 비해 43.8%(957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보다 못한 수치를 찾으려면 무려 16년 전인 2004년(1060억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벌이 또한 영 신통치 않다. 영업이익이 123억원으로 무려 81.4%(537억원) 감소, 5분의 1 토막이 났다. 2008년(103억원) 이후 최소치다. 영업이익률은 20.2%p 떨어진 10.0%로 가까스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순이익이라고 나을 리 없다. 순익으로 벌어들인 돈이 80.1%(384억원) 축소된 96억원에 머물렀다. 순익과 비교하면 배당성향이 366%로 작년에 순익의 거의 4배를 배당금으로 푼 셈이다.
천재교육 오너인 최 창업주는 2018년 6월 1남1녀 중 장남 최정민(50)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준 뒤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현재 천재교육 대표이사 자리 또한 최 회장이 앉아 있다. 그렇다고 최 창업주가 실권자로서의 위상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천재교육의 1주주주로서 지분 84.5%를 보유하고 있는 이가 최 창업주다. 이외 15.5%가 기타주주 2명 몫이다. 최 전 회장이 2020년에 챙긴 배당금이 296억원이나 된다는 뜻이다.
이례적인 것은 천재교육의 거액 배당이 최근 연례행사라는 점이다. 천재교육은 그간 버는 족족 쟁여놓았던 이익잉여금을 2017년부터 배당으로 풀기 시작했는데, 2017년 151억원(이하 배당성향 74%)을 시작으로 2018년 400억원(95%), 2019년 457억원을 배당(95%)했다. 4년간 도합 1360억원이다.
따라서 최 전 회장이 2017~2020년 챙긴 배당금이 총 1120억원이나 된다. 세금(개인 종합소득 과세표준 최고세율 5억원 이상 42%, 2021년부터 10억원 이상 45%)을 제하고도 648억원을 손에 쥐었을 것이란 계산이다. 계속된 거액배당에도 불구하고 천재교육의 이익잉여금은 1410억원이 남아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