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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난 다이슨 청소기의 한 수 '레이저'

  • 2021.05.25(화) 16:44

'레이저 감지' 기술 탑재한 신제품 출시
차별성 내걸었지만…점유율 회복은 "글쎄"

다이슨코리아가 무선청소기 신제품으로 국내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차별점은 쉽게 보이지 않는 바닥 먼지를 찾아내는 '레이저'다. 삼성전자·LG전자가 최근 청소기 시장에서 '먼지통 자동 비움 기능'을 내건 것과는 다른 방향성의 제품 전략이다. 지금은 국내 업체에 밀려났지만 한때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다이슨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녹색 레이저를 비추니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던 먼지가 보였다. /사진=백유진 기자

"레이저로 보이지 않는 먼지도 잡는다"

다이슨은 25일 국내 시장에 '다이슨 V15 디텍트'와 '다이슨 V12 디텍트 슬림' 2종의 무선청소기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다이슨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제품은 지난 3월 미국과 중국에서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신기술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은 미세한 먼지를 눈으로 보고 흡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레이저 디텍트(detect, 감지)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청소기 헤드(머리)에 탑재된 레이저는 지면으로부터 7.3mm 떨어진 높이에 설치돼 1.5도 아래쪽으로 녹색빛을 비춘다. 인체에 가장 안전하면서도 잘 보이도록 한 선택이란다. 이를 통해 잘 보이지 않는 바닥 표면의 숨겨진 먼지를 보고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다이슨코리아가 신기술 설명을 위해 개최한 행사에서 레이저 디텍트 기술을 체험해봤는데,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던 설탕이 레이저를 비추니 쉽게 보였다. 백색 계열에 장판에 뿌려진 미세한 입자의 설탕은 청소기에서 나오는 레이저에 그림자가 생기며 선명하게 보였다.

청소기로 어떤 먼지가 얼마나 흡입됐는지 LCD(액정표시장치) 창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제품에 흡입된 먼지 입자들은 피조(piezo) 센서에 부딪히면서 소리에 의해 크기와 양이 측정된다. 피조 센서는 먼지 입자를 1초에 1만5000번 측정해 먼지 입자의 크기와 양을 구분해준다는 설명이다.

신제품은 피조 센서를 탑재해 흡입된 먼지의 양과 크기를 구분해주고, 소비자들은 이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피조 센서는 먼지양을 측정해 흡입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다이슨 청소기는 일반 모드, 자동 모드, 부스트 모드로 사용할 수 있는데 자동 모드에서는 바닥 유형이나 먼지양에 따라 자동으로 흡입력을 조정된다. 피조 센서가 고농도의 먼지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전력이 증가하고, 먼지양이 정상화되면 흡입력이 이전 수준으로 줄어드는 식이다.

이와 함께 다이슨코리아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구성품도 새로 개발해 추가했다. 헤드에 머리카락이나 반려동물의 털이 엉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뿔형 모양의 '헤어 스크류 툴(도구)'이다. 머리카락을 빨아들이면 원뿔형 기둥이 이를 엉키지 않게 감아낸 뒤 기둥의 얇은 부분으로 보내 바로 먼지통으로 보낸다. 청소기 헤드에서 머리카락 등을 따로 청소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인 것이다.  

V15 디텍트 모델의 경우 240AW 흡입력으로 일반모드 기준 최대 60분 사용이 가능하다. V12 디텍트 슬림 모델은 흡입력이 150AW로 다소 떨어지는 대신 무게가 2.2kg으로 V15 모델(3kg)보다 가볍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꼼꼼함' 더해 점유율 회복?…업계선 "글쎄"

다이슨은 이번 신제품이 집안을 더욱 꼼꼼하게 구석구석 청소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 거라는 점을 판촉 전략으로 삼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또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깨끗한 실내 생활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다이슨은 그 근거로 소비자 설문 결과도 제시했다. 지난해 10~11월 미국, 호주, 일본, 한국 등 세계 10개국의 응답자 1만7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모든 가정의 60% 이상이 청소 빈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청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청소기의 역할도 커졌기 때문에 이에 맞춘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란 설명이다.

다이슨 설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은 "지난 1년 동안 사람들은 실내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더 자주 청소하게 됐고, 집이 진짜 깨끗한지 눈으로 확인하고 안심하고 싶어 한다"며 "신제품은 소비자들이 더 건강하고 깨끗한 집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슨 V12 디텍트 슬림. /사진=백유진 기자

다만 이번 신제품의 방향성은 국내 청소기 업체들의 전략과는 매우 다르다. 모두 '위생'을 중시한다는 점은 같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편의성을 더한 자동 먼지 비우기 기능과 인테리어와의 조화 등을 내걸고 판촉경쟁에 뛰어든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선택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에서 밀린 다이슨이 소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파악하지 않은 채 조급하게 제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다이슨의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10~20% 수준이다. 점유율 1위는 40~50%를 차지한 LG전자, 2위는 30~40%인 삼성전자다. 다이슨이 국내에 진입해 무선청소기 열풍을 이끈 2018년 당시 점유율은 90%에 육박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이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린 것은 배터리 문제나 거치대 타공 필요 등 다양한 배경이 있었다"며 "국내 소비자들에게서 멀어진 이유와는 다소 동떨어진 맥락의 신제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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