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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이 비대면 시대에 첫 '체험매장' 낸 까닭

  • 2021.01.15(금) 11:46

15일 서울 여의도에 '데모 스토어' 개장
AS·배터리·고가 논란 겪은 뒤 '절치부심'

다이슨코리아가 15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국내 첫 데모 스토어를 오픈한다. 데모 스토어는 고객들이 직접 다이슨 제품을 만져보고 시연(demonstration)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말한다. 2018년 다이슨 코리아 설립 이후, 다이슨 전 제품군을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매장 개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비대면(언택트) 추세가 강해진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직접 만져봐야 기술력의 차이를 알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이려는 다이슨이지만, 속내에는 급격하게 약해지고 있는 시장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이슨 데모 스토어 서울 IFC몰. /사진=다이슨코리아

◇정식 매장 첫 오픈…국내 시장 확대 시동

다이슨코리아는 지난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15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국내 첫 데모 스토어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0월 서울 용산구에 미용 관련 제품만 추려 모은 '다이슨 팝업 데모 스토어 뷰티랩'을 연 적은 있지만 전 제품군을 판매하는 데모 스토어는 이곳이 처음이다.

여의도 IFC몰의 다이슨 체험 매장은 323㎡(98평) 면적에 다이슨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다이슨 기술진에게 교육받은 전문가들인 '엑스퍼트'가 상주하며 제품의 최신 기술과 사용 방법을 고객들에게 전달한다.

다이슨 데모 스토어는 ▲무선 청소기 제품존 ▲헤어 케어 제품존 ▲공기청정기 및 가습기 제품존 ▲조명 제품존으로 나뉘어져 있다. 창업주인 제임스 다이슨의 철학에 따라 고객의 제품 테스트 및 경험을 극대화 하기 위한 구조로 설계됐다는 것이 다이슨 측 설명이다.

무선 청소기 제품존에서는 다이슨 무선 청소기 전 제품을 시연해 볼 수 있다. 다이슨 V11·V10 제품에 한해 청소기의 완드(봉) 부분을 취향에 맞는 색상으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헤어 케어 제품존에서는 예약 및 현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샴푸부터 헤어 스타일링까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마스 센테노 다이슨 코리아 대표이사는 "다이슨 매장을 '데모 스토어'라고 부르는 이유는 주된 목적이 고객들이 데모 스토어에서 다이슨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시연해 보며, 매장의 다이슨 엑스퍼트들로부터 핵심 기술과 작동 방식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슨 기술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라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 "직접 만져봐라"…시장 확대 절치부심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장되는 속에서도 다이슨이 체험형 정식 매장을 설치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 해석이 많다. 일단 주력 상품이자,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던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국내 기업에게 선두를 빼앗긴 경험이 이번 체험 매장 개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무선청소기 시장 '박터진다'

2018년 무선청소기 '컴플리트' 시리즈를 앞세워 국내에 정식 진출한 다이슨은 당시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 80~90%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후관리(AS) 서비스와 국내 사용환경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LG전자에 밀려 3위권까지 밀려난 것으로 추정된다. 제조사들이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 추정치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을 LG전자 40~50%, 삼성전자 30%, 다이슨 10~20% 수준이다. '차이슨(차이나+다이슨)'으로 불리는 유사품의 시장 잠식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다이슨이 국내 기업에게 밀린 가장 큰 이유로 미흡한 AS를 꼽는다. 국내에서 AS 인프라가 잘 갖춰진 LG전자와 삼성전자와 달리, 해외기업인 다이슨은 서비스 여건이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는 178개, LG전자 171개의 국내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비해 다이슨은 일반 서비스 센터 54개, 전문 서비스 센터 8개로 총 62개 서비스 센터를 운영 중이다. 국내 기업들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다이슨 청소기의 짧은 배터리 수명과 교체 방식에 대한 지적도 시장 지위를 깎아먹은 배경으로 꼽힌다. 본체와 배터리가 일체형으로 돼 있어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면 큰 비용을 들여 교체해야 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노출되기도 했다.

해외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 판매가를 높이는 초고가 정책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2019년 출시한 'V11 컴플리트' 제품 판매 당시 국내 출시가는 119만원이었는데, 이는 다른 국가에서 출시된 가격보다 40만원 이상 비쌌다. 영국에서는 599유로(약 76만원), 미국에선 699달러(약 79만원)였다. 

다만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청소기 신제품 '옴니 글라이드'는 54만9000원부터 69만9000원이고, 디지털 슬림은 79만9000원부터 89만9000원이다. 그간 100만원 이상 제품들만 출시했던 다이슨이 이례적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논란이 됐던 배터리 문제도 교체형 배터리로 제품을 리뉴얼해 변화를 꾀했다. 

다이슨코리아는 이번 데모 스토어 오픈을 또 한 번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센테노 대표이사는 "한국 고객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신제품 평가에도 적극적"이라며 "이것이 다이슨이 국내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며, 다이슨이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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