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사회가 순식간에 다가왔다. 수소경제 규모는 2050년 30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각국도 수소경제 주도권 잡기에 치열하다. 한국 역시 적극적이고, 상대적으로 앞서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에 없는 기회다. 국내 수소경제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 또 그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기업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살펴본다. [편집자]
코오롱그룹은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수소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다. 수소 관련 사업체계를 갖추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중심으로 그룹 내 4개사가 역량을 집중해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 되겠다"
코오롱그룹은 기존 그룹사가 추진 중인 수소사업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수소사업과의 접점을 찾아 수소사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코오롱그룹 내에서 수소사업에 참여하는 곳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 4곳이다. 계열사가 그룹 차원 협력을 통해 수소경제 밸류체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그룹 내 수소사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종합솔루션을 제공한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 발전 단지 건설사업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그린 수소를 직접 생산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글로텍은 탄소섬유와 에폭시를 활용한 수소압력용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코오롱플라스틱은 차량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성을 증진하는 하우징 부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원앤온리(One&Only)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 문제 해결 제공자)'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명예회장 장남이다.
그룹 4개사 '밸류체인' 구축
사실 코오롱의 수소사업은 이미 15년이나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06년 수소연료전지용 분리막 기술 연구를 시작하며 수소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수소연료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요 수소사업 제품은 수소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와 고분자 전해질막(PEM), 막전극접합체(MEA)다. 수분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의 전기가 잘 발생하도록 습도를 조절하는 부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국내 최초로 양산에 성공해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공급하고 있으며, 대규모 증설도 추진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초 국내 최초 PEM 양산설비를 갖추고 사업확장에 나섰다. MEA의 경우 2023년까지 양산체제를 갖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고분자 전해질 분리막인 PEM은 수소연료전지의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필수 부품이다. PEM과 전극을 결합한 부품인 MEA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전기발생장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육상과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이어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진행 중이다. 풍력발전단지의 심야전력을 수전해에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이 회사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수분제어장치와 막전극접합체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로 ESS(에너지저장 시스템)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글로텍은 수소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을 목표로 수소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압력용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주로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하우징 부품 및 수소압력용기 국산화를 위한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등과 함께 수소경제는 이미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왔다"며 "수소연료전지를 필두로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수소 생산과 저장과 운송 등 2030년까지 수소사업 전반에서 매출 1조원을 목표를 달성해 핵심 소재부품 기업으로 위상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