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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질합금이 뭐길래…골프공 250미터 보낼까

  • 2022.06.19(일) 10:00

[테크따라잡기]
비정질합금, 금속 녹여 급속 냉각
높은 강도·경도 뛰어난 탄성·내구성

최근 코오롱이 세계 최장 비거리를 보내는 골프공 아토맥스(Attomax)를 공개했습니다. 미국 기록인증 기관인 WRC(세계기록위원회)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으로 최초로 인증받았다네요. 회사 관계자는 "아토맥스의 비거리는 270~280 야드(246~256m)로 경쟁 모델 대비 비거리가 10야드가량 더 많이 나간다"고 전했습니다.

비거리의 비결은 골프공에 들어간 신소재 비정질합금(Amorphous Alloy)에 있죠. 형태가 없는이라는 뜻의 'Amorphous'와 합금을 뜻하는 'Alloy'의 합성어죠. 비정질합금 전문회사인 AST 홈페이에선 '결정을 이루지 않은 무질서, 불규칙한 원자 배열 상태를 가진 금속'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좀 더 들여다볼까요. 코오롱 측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금속의 원자 배열은 균일한 결정질(Crystalline) 형태인데 이를 녹이면 원자 배열이 무너지면서 액체와 같은 비결정(Amorphous)상태가 된다. 이것을 굳기 전에 매우 급속하게 냉각시키면 원자가 무질서하게 배열된 비결정상태로 굳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비정질합금이다."

'액체와 같은 비결정 상태의 금속'은 '액체금속'이라고도 불린다고 해요. 1991년에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2에 등장하는 악당 'T-1000'을 떠올려보시죠. 총에 맞고 차에 치여도 모양이 회복되고 여러 다른 모습으로 외형을 바꿀 수 있는 무시무시한 캐릭터였죠.

코오롱은 비정질합금의 특징으로 △높은 강도(strength, 강한 정도)와 경도(hardness, 단단한 정도) △고내구성 △고탄성 △부식이 일어나지 않는 점 등을 꼽았어요. 강하고 단단한 동시에 탄력이 좋고, 변형 없이 오래 견딜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도면 만능 합금이라고 해도 과한 표현은 아닐듯합니다. 코오롱은 비정질합금이 텅스텐과 세라믹 등의 소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코오롱에서 비정질합금을 만드는 곳은 아토메탈테크코리아입니다. 2018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19년 132억원을 투자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분 83.54%를 보유하고 있죠. 아토메탈테크코리아의 비정질합금은 분말 형태(파우더)로 생산된다고 합니다. 이 덕분에 3D 프린팅, 금속사출(MIM)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네요. 철(Fe)계 합금 형태로 제조된 덕분에 기존의 다른 비결정합금 대비 생산원가가 낮다고 하네요.

코오롱은 실제로 비정질합금을 사용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라인의 핵심 부품인 초경(tungsten carbide)에 비정질합금을 코팅했더니, 초경의 교체주기가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었다고 합니다. 비정질합금의 뛰어난 내구성 덕분이죠. 또 국내화력발전소 열교환기에도 비정질합금 코팅을 진행해 7500시간에 이르는 실증 평가를 마쳤다고 합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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