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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배터리? LG·삼성과 SK, 보는 눈 다른 까닭

  • 2021.11.17(수) 12:24

테슬라·벤츠, 저렴한 LFP 채택 움직임
삼원계 쓰는 국내 3사도 "적극 대응"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면서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저렴한 LFP를 채택하면서다.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와 삼성SDI, SK온 등 국내 업계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자칫하면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응책은 둘로 나뉜다. LG와 삼성은 기존 제품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더욱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지만, SK온은 LFP 배터리 개발에도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전기차 업체들 저가 배터리에 관심

세계 최대 전기차 사업자인 테슬라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술렁였다.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자회사), 삼성SDI, SK온(SK이노베이션 자회사) 등 국내 업체들은 NCM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NCM은 니켈, 코발트, 망간 등 3가지 금속을 말하며 이를 소재로 한 배터리를 삼원계 배터리라 부른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생산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FP는 철을 많이 사용하는 까닭에 NCM 대비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테슬라가 이익을 더 많이 남기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LFP는 삼원계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밀도가 높아야 주행거리를 더 늘리고 부피가 작아야 차량 설계 때 집어넣기 좋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이런 단점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도 차세대 전기차 모델 중 EQA, EQB 등 소형, 준중형 라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폭스바겐, 포드 등도 가격 경쟁력을 가진 LFP에 관심을 보인다. 

특히 LFP는 중국 배터리 업체 중심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은 "CATL의 배터리 출하량 가운데 36%가 LFP이고, BYD의 경우 이것이 7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올해 9월까지 세계 1위, BYD는 4위다. 국내 LG에너지솔루션은 2위,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5·6위다. 

미세한 온도차…SK만 LFP 진출

국내 업체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게 공통적인 기본자세다. 하지만 미세한 온도차도 보이고 있다.

일단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현재로서는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LG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LFP를 이미 개발해서 양산한 바 있으나 현재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우선 적용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기술은 갖고 있지만 전기차용으로는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삼원계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주로 공략하면서 코발트와 같은 비싼 원재료 비중을 줄여 가격 경쟁력 측면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코발트 프리(없는)' 제품으로 하는 게 적합하다는 판단"이라며 "LFP도 강점이 있으나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는 방향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 역시 LFP를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으로 구성하는 NCA 배터리로 방향을 틀고 있다. 삼성SDI는 "NCA는 NCM보다도 출력과 에너지 밀도가 높은 특성이 있다"며 "차세대 배터리 젠5에 NCA를 적용했고, 앞으로도 전기차 배터리는 NCA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내부적으로 LFP는 이미 중국 업체들 중심으로 레드오션이 됐다는 진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미엄 시장을 주로 공략하면서 원재료 비중을 조정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SK온은 이들과 달리 기존 LFP의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성도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형조 SK온 배터리기획실장은 "LFP 배터리는 NCM보다 에너지 밀도가 60% 수준으로 낮다"면서도 "고에너지밀도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가 뛰어난 LFP 개발을 목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은 마무리 단계지만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포드를 포함한 SK온의 고객사는 모두 NCM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가 대중화하면 저가형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이란 판단으로 해당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이라면서도 "상용화는 시장 상황에 따라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온 또한 NCM 배터리의 고도화에도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SK온은 2019년 'NCM9' 배터리를 개발했는데 이를 내년부터 미국 포드 전기트럭에 공급할 계획이다. NCM9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 중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적용된 고밀도 제품이다.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고성능을 구현하지만 안전성이 낮아질 수 있는데, 이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대세? 한계?' 논란 속 뜨거워지는 경쟁

이처럼 업계에선 LFP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는 가운데서도, 기존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리한 대응전략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력이 LFP이고 중국 정부도 이를 지원하는 까닭에 전세계 트렌드가 어떻게 변할지 예단할 수는 없다"며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선택에 대응해 배터리 업체들이 벌이는 가격과 성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너지 밀도 측면을 볼 때 LFP의 한계는 명확하다"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삼원계 기술 격차 확대를 통해 고수익성 제품에서 입지 견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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