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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의지 꺾는 '약가제도'…대안은

  • 2021.11.27(토) 09:08

제2차 합리적인 약가제도 정책 세미나 개최
"신약 가치 고려한 약가보상체계 마련 중요"

정부는 그동안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기 위해 약가인하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나친 약가인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의욕을 낮춰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현재 국내 신약 등재 제도는 보험 재정 절감에만 중점을 둬 적정한 가치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6일 '제2차 합리적인 약가제도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날 전문가들은 국내 약가 책정에 있어 신약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약가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가 합리적인 약가제도를 위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2차 합리적인 약가제도 정책 세미나

먼저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국내 신약의 가격 책정 기준은 시장의 변화와 사회적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ICER 임계값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ICER 임계값은 신약의 보험등재 시 가격 결정의 근거로 쓰이는 지표다. ICER 임계값은 기술의 발달이나 의약품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일반 신약은 2500만원, 항암제는 5000만원 등 획일적 기준만을 정해 놓고 있다.

서 교수는 "ICER 임계값은 신약의 혁신성, 질병의 중증도, 신약의 사회적 가치와 대체가능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고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약 가격을 결정할 땐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와 지원책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성민 HnL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합리적인 약가제도 개선 방안으로 △대체약제 범위 축소 △협상의 유연화 △약가인하 적립 제도 △혁신형 제약기업 약가 우대 등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신약 가격의 기준이 되는 '대체약제'에는 특허만료 이후 가격이 53.55%로 인하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복제의약품(제네릭)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신약의 약가가 대체 약제인 제네릭 의약품보다 낮게 책정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종근당의 당뇨병 신약 '듀비에'나 동아에스티가 자체 개발한 신약 '시벡스트로'는 대체약제가 53.55%로 떨어진 상태에서 약가를 받았다. 시벡스트로는 대체약제인 자이복스의 제네릭 등재로 약가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저하,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현 약가인하 제도가 신약개발을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투자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 변호사는 "신약의 가격을 정할 때 특허만료 이전 가격과 비교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대체약제와 비교하는 등 실질적인 대체약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약가협상의 유형을 다양화하는 것도 약가제도 개선의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의약품이 해외에서 허가를 받을 때 해당 국가들은 약가 책정에 있어 국내 약가를 참고한다. 그러나 국산 신약의 가격은 글로벌 시장이 아닌 내수 시장 가격을 전제로 약가협상을 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약가를 받지 못하는 등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다.

박 변호사는 "국내 유통과 달리 수출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국내 약가가 정해져 있어 이를 약가에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약가 협상의 유형을 다양화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국산 신약의 가격을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가인하 적립 제도와 혁신형 제약기업 약가 우대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교수는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신약의 특허기간 동안 약가인하를 하지 않고 적립하다가 특허만료 이후에 약가인하를 적용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신약 R&D 비용의 빠른 회수가 가능해지거나 재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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