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2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매출(5조706억원)은 전년동기대비 1.2% 줄었고, 영업이익(1956억원)은 73%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배경은 작년 2분기에 일회성 이익·비용이 대거 반영된 데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이번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9300억원 증가, 영업이익은 약 500억원 감소했다"고 전했다. 작년 2분기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매출과 이익에 동시에 영향을 준 것일까.
작년 합의금 영업수익으로
작년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는 합의금 9922억원(1조원에서 현재가치할인 적용)을 '영업수익'으로 반영했다.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벌이던 두 회사가 작년 5월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다. SK이노베이션이 일시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준다는 조건이었데, LG에너지솔루션은 이중 일시금을 작년 2분기에 반영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합의금 9922억을 '영업수익'으로 잡았다는 점이다. 영업수익은 일종의 매출 개념으로 보면 된다. 합의금이 영업수익으로 잡히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9922억원씩 늘어나게 된 것이다.
보통 일회성 이익·비용은 영업외이익·비용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영업 성과와 무관한 말 그대로 일회성 요인에 불과해서다. 작년 2분기 SK이노베이션도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한 합의금을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는 합의금이 영향을 주지 않은 셈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 받은 합의금을 '라이선스 대가'로 해석했다. '라이선스 부여'는 주요 영업활동에 해당하는 만큼 합의금을 영업수익으로 인식했다는 얘기다.
작년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5조1310억원이었는데, 이중 19%(9922억원)가 합의금이었다는 얘기다. 매출에 합의금이 잡히면서 영업이익에도 합의금 9922억원이 그대로 반영됐다.
작년 2분기 또 다른 일회성 요인은 충당금이다. 작년 5월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에서 생산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리콜하는 과정에서 4269억원을 판매보증 충당금으로 처리했다. 미래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판매관리비용으로 처리된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7243억원)에는 합의금 9922억원과 충당금 4269억원 등 일회성 이익·비용이 반영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은 2456억원이라고 집계했다.
올해 본 실력 나온다
그간 합의금과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 탓에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2021년 1분기 3412억원, 2분기 7243억원, 3분기 –3728억원, 4분기 757억원, 2022년 1분기 2589억원, 2분기 1956억원 등으로 등락폭이 컸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6277억원, 2020년 9267억원, 2021년 1조4637억원의 판매보증 충당부채를 반영했다. 그만큼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 실적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회성 요인 영향이 덜해서다. 올해부터 온전한 영업 성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1분기 5.9%, 2분기 3.8%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