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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능력 3배 이상 늘린다

  • 2022.10.20(목) 17:52

초미세 공정 개발과 선제 투자로 점유율 확보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파운드리 투자 확대

앞으로 파운드리 시장은 CPU와 GPU 등 HPC 시장과 전장 시장을 중심으로 연평균 20%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2027년엔 2019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하는 게 목표다

심상필 파운드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의 발언이다.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기술과 적극적인 선제 투자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높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기술 격차', '선제 투자'

20일 삼성전자는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Samsung Foundry Forum 2022)'를 열고 초미세 공정 기술 개발을 통해 초격차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3나노(nm, 1nm=10억분의 1미터) 2세대, 2025년 2나노 양산,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정기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최초로 GAA(Gate All Around)기술을 적용한 3나노 양산에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점차 2나노, 1.4나노로 미세화할 것"이라며 "3나노는 4나노에 비해 성능과 면적은 각각 23%, 16% 개선됐고, 전력은 45%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접촉면을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해 효율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2027년까지 올해보다 3배 이상 생산능력을 늘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쉘 퍼스트는 파운드리 생산시설에 클린룸을 먼저 건설해 둔 다음, 시장 수요가 있을 때 탄력적으로 설비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등에 5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곳에 이미 10개 이상의 팹(클린룸)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해 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사장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집중하는 이유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파운드리 사업에 더 힘을 싣는 모양새다.

파운드리 시장은 전기차,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 수요가 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팹리스 기업(반도체 생산설비 없이 설계만 하는 기업)에게 의뢰를 받아 설계에 맞게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팹리스 기업과 장기 계약을 맺고 정해진 물량을 생산하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외부 영향도 덜 받는다.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는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이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주력이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1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엔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서다.

수요 감소에 따라 재고가 늘며 반도체 가격은 떨어졌고, 이는 삼성전자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하락한 5조5000억원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격한 하락과 수요 부진이 삼성전자 실적 하락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올 3분기 3103억2400만 대만달러(약 13조92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세와 메모리반도체 불황이 맞물려 TSMC가 올해 전체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잇는 2위다. '미래 먹거리'로 파운드리를 점찍고 기술 초격차를 통해 TSMC를 따라잡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양산에 성공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반면 TSMC는 3분기로 예정됐던 3나노 양산을 4분기로 연기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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