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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진격하는 삼성SDI…"느린 성장 우려 해소"

  • 2023.03.10(금) 16:47

IRA 앞두고 완성차와 협력 늘리는 중
GM 이어 볼보·BMW 협력강화도 물망
공급망인 에코프로비엠 기대감도 커져

/그래픽=비즈워치

K-배터리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면서 삼성SDI의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삼성SDI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꾀하며 경쟁업체 대비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영향으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되자, 누구보다 공격적으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격적 투자 나선 배경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8일(현지 시각) GM과의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회사 측은 "아무 것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식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총 3조~5조원을 투자해 30~5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짓는 것으로 추정 중이다. 

삼성SDI가 북미 현지에서 완성차 업체와 합작 공장을 짓는 것은 두 번째다. 지난해 4월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바 있다. 특히 이는 GM이 기존 거래처인 LG에너지솔루션 대신 삼성SDI를 선택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총 145GWh 규모의 합작공장 3개를 가동, 건설 중이다. 네 번째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삼성SDI와 손을 잡은 것이다.

그간 삼성SDI는 완성차와의 협력에서 경쟁사 대비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지난 2019년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배터리-완성차 업체 간 첫 동맹을 시작했다. 이어 SK온(SK이노베이션)도 2021년 포드와 블루오벌SK를 설립했다. 같은 해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발표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이보다 앞서 합작법인 설립을 공표하면서 다소 힘이 빠졌다.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체결식./사진=삼성SDI 제공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 GM의 손을 잡은 데다 볼보와 BMW와의 협력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업계에서는 내주 내한하는 짐 로언 볼보자동차 CEO(최고경영자)가 삼성SDI와 만나, 협력 부문 확대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볼보 상용차 부문과 협력하고 있는데, 이를 승용 부문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삼성SDI는 내실(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으로 보수적인 성장 전략을 펼쳐왔지만, 작년 하반기부터는 수주 행보가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미국 IRA로 이차전지 회사들의 협상력이 높아진 것이 전략 변화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차세대 모델 개발에 속도가 붙으며 수주 물량을 확보할 필요성도 있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천안 사업장에서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전지 생산을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젠5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10% 이상 향상된 젠6도 공개할 예정이다.

조 연구원은 "현재 삼성SDI는 GM과의 MOU 체결 가능성이 높고, 볼보와도 수주 논의 중이며 올해 BMW로부터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며 "느린 성장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성장 기대감도

삼성SDI의 계약 체결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협력사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커졌다. 양극재 주요 공급사인 에코프로비엠이 대표적이다.

청주 오창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사진=에코프로 제공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올해 들어 127% 상승했는데 고객사의 신규 투자 계획 구체화 및 장기 공급 계약 체결 기대감 상승 때문"이라며 "삼성SDI의 전기차용 이차전지 탑재량 증가세가 가팔라지며 이익 추정치도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SDI는 GM의 얼티엄 4공장을 JV로 투자한다고 알려지는 등 공격적인 북미 투자가 예상된다"며 "에코프로비엠도 북미 현지에 추가 JV 설립에 나설 전망"이라며 "SK온도 포드 F-150 라이트닝 생산 가속화로 판매가 늘어 포드의 올해 양극재 사용량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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