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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효율 1등급+초고효율' 전기료 악재 만난 가전 마케팅

  • 2023.05.23(화) 16:44

가전업계, 저전력 제품으로 매출 잡기 총력전

/그래픽=비즈워치

이달 16일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5.3%씩 인상됐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전기·가스요금이 기존 대비 매월 약 7000원씩 오르는 셈이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공공요금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가전업계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에어컨 등이 올해 2분기 실적을 견인해주길 바랐으나 올해에 두 번째 전기요금 인상인 데다 고물가까지 겹쳐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저전력·고효율 제품이다. 업계는 하드웨어 개발에 소프트웨어 기술 진화까지 더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4인가구 전기·가스요금 ‘월 7천원’ 올랐다

전기요금 인상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정부가 2분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인상된 요금 체계가 이달 16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4~5월 사용분에 소급되진 않는다.

2분기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된다. 또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 여파로 올해 내내 요금이 동결됐던 가스요금도 MJ(메가줄) 당 1.04원 올랐다. 

4인 가구 기준 지난해 평균 전력소비량과 가스소비량이 각각 332kWh, 3861MJ이었음을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각각 약 3000원, 약 4400원씩 오를 전망이다.

전기·가스료 조정에 따라 소비자들이 마주할 부담도 커지고 있다. 분기별로는 소폭이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상분이 누적돼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에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1분기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요금은 1년 전 대비 3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1분기(41.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급격히 인상됐던 공공요금 여파가 물가에 본격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기요금은 세 차례(4·7·10월)에 걸쳐 kWh 당 총 19.3원 올랐고 올해 1월 13.1원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도 지난해 4차례에 걸쳐 MJ 당 총 5.47원 인상됐다.

이번 요금 누적 인상분이 반영되는 2분기 이후 전기·가스 물가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여름 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에너지 요금 인상이 냉방비 폭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스요금 인상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가전업계 ‘고효율로 냉방비 폭탄 피하세요’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 증가는 가전제품 판매부진으로 이어질수 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는 핵심부품 성능을 강화해 에너지효율 높인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통상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은 5등급 제품 대비 최대 5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1등급 제품을 사용하면 4인 가구당 연간 416㎾h의 전력량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10만원 이상의 전기요금 절약 효과(냉장고·에어컨·세탁기·밥솥을 1등급 제품으로 변경하고 사용품목별 연간 에너지 평균값 적용시)로 이어진다. 

2023년형 삼성전자 비스포크 무풍 갤러리 에어컨./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더 줄인 초절전 모델을 선보인다.

‘초고효율·초연결성’을 내세운 비스포크 라인업이 대표적이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비스포크 무풍 갤러리 에어컨 등은 기존 1등급 제품 대비 각각 최대 30%·22%·10% 효율성이 우수하다. 항공기 수준의 초정밀 가공기술을 적용한 컴프레서와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AI 인버터 적용이 핵심이다.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에너지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미리 설정해 둔 목표 사용량이나 누진 단계에 도달하기 전 제품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갖췄다. 이를 활용하면 전력 사용량이 최대 70% 추가 절감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휘센 타워II 에어컨./사진=LG전자

LG전자 역시 에너지 절감 대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모터 기술력이 핵심이다. LG전자가 가장 많이 생산하는 1마력급 인버터 모터는 매년 평균 3% 이상의 에너지 손실을 개선해오고 있다. 현재 양산 중인 2세대 모터는 초기 모델 대비 전력 손실이 20% 정도 줄었다. 

이러한 기술력은 에어컨 컴프레서에 탑재하는 인버터 모터, 냉장고 컴프레서에 탑재하는 리니어 모터 등에 적용됐다. 이를 기반으로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 에어컨 전 라인업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구성되기도 했다.

SK매직은 에너지 손실을 줄인 ‘올클린 공기청정기’를 판매 중이다. 터보 팬의 날개 출구 각도와 높이를 최적으로 설계했다. 20평형 모델 기준 소비전력과 연간 에너지사용 비용을 기존 자사 동급 모델 대비 61%까지 낮췄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해 시장 내 인덕션 제품도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인덕션과 LG전자의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인덕션, SK매직의 보더리스 인덕션 등 모두 고화력과 스마트 기능을 중점으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세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가전시장 내에선 에너지 저전력 및 고효율 제품 라인업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요금 절약 솔루션을 제공함과 동시에 업계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 역시 에너지 효율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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