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3사 모두 코로나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임료 하락, 원자재 인상 요인이 해소되면서 수익성이 회복한 덕이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분기 모두 방긋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 2조2289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7.4% 증가한 2234억원이 예상된다. 추정치대로라면 2020년 4분기(2275억원)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다.
한국타이어는 그간 꾸준히 흑자를 유지해왔다.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와 달리 최근 5년(2018~2022년) 간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다. 업계에선 국내보다 해외에 눈을 돌려 판매 다각화에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본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미국 주요국 RE(교체용 타이어)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중국 기저효과와 OE(신차용 타이어) 판매 회복으로 전년동기대비 0.7%, 전분기대비 5.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호적 환율, 고인치 타이어 비중 지속 확대로 가격을 방어 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1조160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3.6% 증가한 수치로, 이 회사가 분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완전 회복세에 진입했다. 이 회사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31억원)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과제다. 그간 적자를 지속해온 탓에 재무 구조가 많이 악화됐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6124억원에 달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쉬운 점은 재무구조와 이자비용 부담"이라며 "1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이 2조5000억원으로 분기 순 이자비용이 310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중 상당 부분이 금리 재조정을 통한 만기 연장일 것으로 3분기 평균 이자율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타이어 3사 중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넥센타이어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해외공장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증설 작업은 오는 9월 완료될 전망이다. 2029년 가동 목표로 연산 1100만개 타이어 생산 능력을 갖춘 미국공장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넥센타이어가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해외 공장이 다른 회사보다 없어 운임료 인상을 방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이후 해외 거점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도 기대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호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를 운반하는 운임료와 주원료인 고무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하면서다. 타이어 업계의 실적은 운임료, 원료가격에 크게 변동된다.
운임료는 지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21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66.45포인트로 전년동기대비 75.8%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해 운임료가 지속 하락하면서 장기 운임료 역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연구원은 "SCFI가 6월 중순 기준 924포인트였는데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2월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운송비 부담이 컸던 타이어 업계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고무 가격 역시 하락세에 진입한 상황이다. 25일 기준 고무 선물 가격은 킬로그램 당(kg) 13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7.7% 감소했다. 코로나 한창이었던 2020~2021년엔 고무 가격이 160~200달러 선을 유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업황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전방산업인 자동차 판매가 여전히 견고하고 원가부담도 크기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