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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그테이블]①'형님' 주저앉자 우르르…체면 구긴 삼성

  • 2024.03.26(화) 07:20

반도체 한파에 삼성 계열사 영업이익 3분의 1 토막
삼성전자 수익성 11.9%p 급락, 삼성전기도 5.4%p↓
삼성중공업, 흑자 전환하며 계열사 내 두각 나타내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가 한국 산업계를 강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주요 산업이 무너지며 기업들은 혹독한 한파를 견뎌냈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 등 5개 그룹 기업군을 선정, 지난해 성적표를 심층 분석했다.[편집자]

작년 역대급 반도체 한파가 닥치며 '재계 맏형'을 자처하던 삼성의 체면이 구겨졌다. 수많은 계열사 중 비금융권 10개 상장사만 집계했을 때도 50조원이 넘던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쪼그라들었고, 매출 규모 역시 2022년 수준까지 감소했다. 그룹의 중심을 잡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흔들린 탓이다.

반도체 한파에 무너진 기둥

비즈워치가 집계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엔지니어링·삼성SDS·삼성전기·제일기획·삼성중공업·에스원·호텔신라(이상 영업이익순) 등 삼성 비금융 주요 10개 계열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4조3037억원이었다. 지난 2022년 총 영업이익이 50조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0.9% 감소한 373조2719억원에 그쳤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는 전자업계의 부진 탓이다. 특히 '형님' 격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반도체 업황 악화로 무너지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에스원·호텔신라 등 5개 계열사의 수익이 늘었지만 그룹 내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감소 폭을 방어하지 못했다.

작년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6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이 1년 내내 대규모 분기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DS 부문은 작년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1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연간 적자 규모만 14조8700억원에 달한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작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46.6%로 그룹 내 1위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2022년 86.8%, 2021년 92.6%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0개사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5%로 전년 대비 11.9%p(포인트) 떨어졌다. 호텔신라(1.8%)의 부진 탓에 꼴찌는 면했지만, 10%를 훌쩍 넘겼던 과거 대비 다소 위상이 낮아졌다. 이는 일반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5~10% 수준임을 감안해도 낮은 편이다.

'아우' 격인 삼성전기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방 IT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분위기가 나빴다. 작년 삼성전기 영업이익은 6394억원으로 전년(1조1828억원) 대비 반토막(-45.9%) 났다. 10개사 중 삼성전자 다음으로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5.5% 감소한 8조909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12.6%에서 7.2%로 5.4%p 하락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살아난 조선업…희비 갈린 계열사

전자 계열사의 실적이 무너지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 내 수익성 1위에 올랐다. 작년 삼성엔지니어링의 연매출은 10조6249억원, 영업이익 9931억원으로 각각 5.7%, 41.3%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9.3%를 기록해 10개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률 10%대를 넘겼던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결과다.

/그래픽=비즈워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곳은 삼성중공업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2015년부터 9년 동안 이어온 적자 터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의 연 매출은 전년 대비 34.7% 증가한 8조94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33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체 삼성 계열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영업이익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졌다. 작년 삼성물산의 연간 매출은 41조8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계열사 중 2위 자리는 유지했다. 건설 부문과 바이오는 견조한 성장을 지속했지만, 상사 부문의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5% 증가한 2조8702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도 1%p 오른 6.9%를 시현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비해 매출 규모 3위인 삼성SDI는 외형을 키우면서도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22조70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12.8%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 하락 및 일부 제품 재고 증가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은 1조6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

보안 기업 에스원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며 선방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8.3%)과 유사한 수준(8.1%)을 유지하며 계열사 중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IT 계열 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와 광고 계열사 제일기획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부진했다. 삼성SDS의 작년 연간 매출은 13조2748억원, 영업이익은 80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 11.8% 줄었다. 제일기획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4조1383억원의 매출과 1.3% 줄어든 307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호텔신라의 경우 매출은 10개사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 많은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다만 영업이익률 1%대로 작년에 이어 10개 계열사 중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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