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인도 찾은 구광모 "새로운 30년 위한 도약 이뤄내자"

  • 2025.03.04(화) 15:11

LG그룹, 14.5억 세계 최대 시장 인도서 '제2의 도약'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인도 방문해 미래전략 점검

구광모(왼쪽 세번째) LG그룹 회장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도를 방문해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세계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서 '제2의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최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14억 이상 인구를 갖춘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이르면 4~5월께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도 앞둔 상태다.

▶ 관련기사: [인디아 드림]①LG전자가 '인도' 콕 찍은 이유

"지금이 골든타임…차별화 전략 방점찍어야"

4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 등에서 LG 사업장을 잇따라 둘러봤다. 

구 회장은 가장 먼저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 인도 시장의 변화 상황과 생산 전략 방향을 꼼꼼히 점검했다. 

구 회장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시장이 아닌 인도를 찾은 것은 소비나 생산은 물론 연구개발에서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지경학적 변화 속 인도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도 인구 및 가계소득 구간별 인구 수./그래픽=비즈워치

인도는 인구수 약 14억5000만 명으로 세계 1위이자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인 경제 대국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25세 미만은 약 40%인 6억명에 달한다. 향후 20년간 주력 소비계층이 지속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오는 2030년 인도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 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간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회장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등을 준비하고 실현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수 R&D 인재 확보도 중요"

구 회장은 LG Soft India 법인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연구소도 방문했다.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인 인도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피고 미래를 위한 글로벌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특히 그는 인도 IT 생태계의 강점과 풍부한 인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인도 소프트웨어연구소는 LG가 해외서 운영하는 연구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해당 연구소에는 2000여명의 현지 개발자가 한국 본사의 가이드를 바탕으로 협업하며 웹OS 플랫폼·차량용 솔루션·차세대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996년 3월에 문을 열어 내년이면 설립 30돌을 맞는다.

구광모(왼쪽 네번째) LG그룹 회장이 인도 벵갈루루 SW연구소에서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LG

구 회장은 연구원들과 만나 "가속화되는 소프트웨어 기술 혁신에 대응, 우수 기술개발 인재를 확보하는 측면서 인도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미래 소프트웨어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그룹 차원 글로벌 지향점을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꼭 달성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도 IT 산업은 GDP의 7%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인도는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자 50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약 100만명의 공대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폭넓은 IT 인재 풀을 가지고 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연구개발 거점으로 인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도 진출 30년···화학·배터리도 선제 준비

1996년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하며 인도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LG그룹은 이후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주요 계열사를 진출시키며 30여년 간 철저한 현지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구축해오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기술력과 현지화를 통해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모기로 인한 뎅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점을 고려해 초음파로 모기를 쫓아내는 에어컨을 선보였고, 전력 수급이 불안정한 인도 환경을 고려해 전력이 끊겨도 7시간 냉기를 유지하는 냉장고를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현재 수도권인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서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향후 인도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해 동남부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에 새로운 생산시설을 설립을 검토, 산업 발전 주요 거점 3개 축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가전뿐 아니라 배터리·화학·에너지 분야에서도 투자를 이어간다. LG화학은 올해 신규 공장을 가동하며 고성장 중인 인도 석유화학 시장에 대응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초기 단계인 인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은 인도 일정을 마친 후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주요 거점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 중동 아프리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국가별로 경제 수준과 시장구조에 차이가 커 경쟁이 복잡한 측면이 있지만 성장 기회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LG는 1982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LG전자 지점을 설립한 후 현재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LG전자를 중심으로 판매·생산·서비스 등 12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구 회장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아야한다"며 "이를 위한 핵심역량을 하나씩 준비해 미래 성장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만들자"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