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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미수 혐의' 효성가 재판…보도자료·지분정리 놓고 충돌

  • 2025.09.10(수) 13:53

전날 14차 공판 진행…효성 홍보실장 증인 신문
"보도자료 기반 긍정 프레이밍 후 계획적 블록딜"
"기자 통해 비상장 지분 정리 요구도…조현준에 보고"
조현문 측 "블록딜 연계는 추정, 비상장 매각론도 법리상 불가"

왼쪽부터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조현준 효성 회장./그래픽=비즈워치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2013년 퇴사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보도자료 배포 요구와 장후 블록딜이 맞물린 정황 나아가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팔려 했다는 의혹 등을 강요미수 혐의의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법리 구조상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보도자료-블록딜 맞물렸나…법정 공방 격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 심리로 열린 지난 9일 1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정원 효성 커뮤니케이션실장(당시 홍보팀장)은 "2013년 2월 27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 대리인이던 공승배 변호사가 홍보실을 찾아와 '위에서 결정이 나면 다음 날 오후 3시까지 보도자료를 내라'고 요구했다"며 "강압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밤엔 동일한 내용의 이메일과 프레스키트가 또 전달됐고 발표 시점도 2월 28일 오후 3시로 기재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조 전 부사장을 '효성의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소개하고 원만한 사임을 강조하는 표현이 담겨 있었다. 효성 홍보실은 내부 결재가 없다는 이유로 배포를 거부했으나 이튿날 오후 3시 외부 대행사인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명의로 자료가 나갔다. 이어 장 마감 직후 조 전 부사장은 보유 지분 효성 240만주(약 6.8%)를 블록딜로 매각, 당시 시가 기준 약 1300억원을 확보했다.

이 실장은 "효성 명의 보도자료가 먼저 나가면 '원만한 이별' 분위기를 만들어 지분 정리에 따른 비난 여론을 완화하려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처음에는 왜 '3시'를 못 박았는지 의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과 경영권에 충격을 줄 블록딜을 앞두고 긍정적 프레이밍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려 했던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보도자료 이후에도 내용증명, 가처분, 민사소송, 계열사 대표 고발 등이 이어졌고 외부대행사를 통한 악의적 보도도 계속됐다"며 "문제가 된 언론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상장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처럼 '27일 요구→28일 3시 배포→장후 블록딜'로 이어진 시간적 연쇄를 강요미수 혐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제시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효성이 배포를 거부하자 피고인 측이 자체 명의로 낸 것일 뿐"이라며 증언 중 동기와 효과는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언론 경유 압박" vs "법리 구조와 배치" 

아울러 이 실장은 "여러 기자들로부터 '비상장 주식을 정리해야 문제가 끝난다'는 말을 들었다"며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요구하지 않고 언론을 메신저로 활용한 것 같았고, 들을 때마다 조현준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검찰 참고인 조사서 해당 언론인들 모두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대신문에서는 해당 대목이 집중 추궁됐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독립 경영인 요건은 동일인 관련자 지분을 1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라며 "조 전 부사장이 일부 비상장사 지분을 들고 있어도 문제가 안 된다. 오히려 조현준·조현상 형제 지분을 줄이는 게 맞는데 왜 조현문 지분을 팔아야 하느냐"고 따졌다. 

해당 논리는 과거 증언과도 맞닿아 있다. 앞선 재판에서 조 전 부사장 측 법률대리를 맡았던 김수창 변호사는 "조 전 부사장이 장차 계열분리를 대비해 오히려 형제 지분을 사들일 경우를 준비하며 부동산 계열사 감정평가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본인 지분을 고가에 팔려 했다는 정황은 없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실제 조현준·조현문·조현상 삼형제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동륭실업·신동진 등 부동산 계열사 세 곳을 80:10:10 지분 구조로 나눠 갖고 있었다. 트리니티는 조현준 80%·조현문 10%·조현상 10%, 동륭실업은 조현문 80%·조현준 10%·조현상 10%, 신동진은 조현상 80%·조현준 10%·조현문 10% 구도였다. 각자 회사 경영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형제 지분이 교차돼 있어 독립 경영을 위해선 이 지분을 정리하는 게 핵심이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이 실권을 가진 동륭실업의 경우, 형제들이 합계 20%를 보유해 그룹 계열사에 묶여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관련자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계열분리가 가능했기 때문에 오히려 형제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타당했다는 논리다.

한편 검찰은 지난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부사장이 2013년 퇴사 과정에서 부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자신을 "회사 성장의 주역"으로 묘사한 보도자료 배포 등을 요구하다 무산된 대목을 문제 삼은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위법한 경영을 시정하려다 오히려 가족 갈등이 깊어져 사임한 것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후 2014년에는 조 회장과 임원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 조 회장도 2017년 동생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맞고소에 나섰다. 지금까지 8명의 증인 심문이 진행됐으며 다음 공판은 오는 12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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