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인공지능(AI)을 화두로 꼽았다. 그는 "AI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산업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혁신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조선업 미래'. 정 회장은 조선업 미래의 화두로 AI를 제시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자율운항 선박을 꼽았다. 그는 "자율운항 기술의 경우, 도로 위 자율주행차보다 바다 위 자율운항 선박이 현실에 훨씬 더 가까워져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HD현대의 자율운항 기술 개발 자회사 아비커스에 대해 "벌써 3년 전, 세계 최초로 상용 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해 태평양 횡단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액화천연가스(LNG)를 가득 실은 대형선박이 미국 휴스턴에서 출항해 한국까지, 인간의 개입 없이 완전 자율운항으로 항해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덧붙였다.
HD현대는 지난 7월 아비커스 증자에 130억원을 수혈하며,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는 2020년 아비커스 설립이후 총 7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된다. 작년 아비커스 매출은 69억원, 영업손실은 139억원으로 아직 초기 투자단계지만 HD현대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은 전 세계 수백 척의 선박에 적용되고, 운항 중 연료 사용량을 5% 이상 절감시키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4월 HD현대가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과 무인수상정 개발 양해각서를 맺은 사례도 거론했다. 정 회장은 "양사의 역량이 결집된 선박 자율운항 기술(Vessel Autunomy)과 자율임무수행(Mission Autonomy) 기술이 융합되면 해군 작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조선 공정을 개선하는 지능형 조선(Intelligent Shipbuilding)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첨단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고질적인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HD현대 조선소엔 이미 초정밀 최첨단 용접 로봇을 활용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공정에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능형 조선의 예로 디지털 트윈(DigitalTwin)을 들었다. 정 회장은 "사용자가 선박 설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말로 하면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이를 자동으로 해석해 관련 규정·기준에 부합하는 구조 설계를 자동으로 수행한다"며 "선박 건조의 모든 과정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정밀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첨단 역량을 기반으로 HD현대는 미 해군을 필두로 하는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 등 해양 지배력과 번영에 참여하고자 한다"며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여는 파트너로서, 혁신의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