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의 적자 규모가 또다시 불어났다. 인수와 인력 투자에 따른 비용이 늘면서 손익 부담이 한층 커진 모습이다. 다만 구조적 부진보다는 전환기 투자에 따른 손익 악화라는 분석이다.
적자 속 확장 행보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그러나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다. 영업손실은 1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약 65% 확대됐다.
이는 지난 7월 미국의 로봇 솔루션 기업 '원엑시아(ONExia)'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인력 충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당시 두산로보틱스는 356억원을 투입해 원엑시아 지분 89.6%를 확보했다.
인수 효과는 이미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원엑시아의 매출은 올해 3분기까지 1050만 달러(한화 약 151억원)로 전년 대비 9% 증가했고 수주 잔고도 같은 기간 93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 9월 대형 수주 계약이 반영되면서 내년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이번 인수는 로봇 제조에 공정 자동화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결합해 협동로봇 제조 중심에서 통합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원엑시아는 제조·물류·포장 등 다양한 산업의 공정 자동화 라인을 설계·구축하는 로봇 시스템 통합 전문기업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팔레타이징·박스조립·포장 등 공정 후단(End-of-Line) 자동화 솔루션에 강점을 지니며 최근 연평균 20%대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AI 전략 실험장으로
적자 속에서도 두산로보틱스는 그룹의 AI 전환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올해 들어 직접 AI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며 그룹의 기술 전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5월 지주부문에 피지컬 AI 혁신을 전담하는 'PAI Lab'을 신설해 로봇·건설기계·발전기기 등 핵심 사업 전반의 지능화 전략을 총괄하도록 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엔비디아·아마존·스탠퍼드대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AI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혔다.
또 지난달에는 그룹 차원에서 엔비디아와 피지컬 AI(Physical AI) 협력을 공식화했다.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 기계의 움직임과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건설기계·발전기기·로봇 등 현실 세계의 물리적 장비를 다루는 AI 분야다. 두산과 엔비디아는 이를 기반으로 '두산형 파운데이션 모델(FM)'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협동로봇을 넘어 AI 기반 지능형 로봇과 실용형 휴머노이드 분야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를 위해 올해 성남 분당에 '이노베이션센터'를 열어 로봇 연구개발(R&D) 역량을 한데 모았다. 약 2000평 규모의 이 시설에서는 고성능 구동 모듈과 AI 기반 모션 연구, 팔레타이징·용접 등 신규 솔루션 개발이 병행되고 있다.
또한 두산로보틱스는 정부의 K-로봇 산업 프로그램에도 주도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휴머노이드 얼라이언스'와 'AI 반도체 얼라이언스'의 주체로 지정돼 완전자율로봇·휴머노이드·AI 반도체 분야의 선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달 초에는 AI 기반 로봇 솔루션 '스캔앤고(Scan&Go)'가 CES 2026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두산로보틱스의 기술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한 이 모델은 복잡한 구조물의 표면을 스스로 인식·분석해 최적의 작업 경로를 도출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향후 2~3년간 AI 중심의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을 위한 인재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M&A와 전략적 파트너십 등 외부 협업을 통해 내부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비유기적 성장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