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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거인' 체급 전환 나선 LG전자…젠슨 황이 쐐기 박아줄까

  • 2026.06.05(금) 13:54

젠슨 황 방한 계기 피지컬 AI 연합 전선 기대
자체 부품 제조망 고도화·美 로봇社 지분 확보
본업 수익성 바탕, 재무 건전성 개선 지속 전망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구광모 LG그룹 회장./그래픽=생성형 AI 챗GPT로 가공한 이미지

LG전자가 생활가전 분야에서 쌓은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기업'으로의 체급 전환에 나섰다. 때마침 구광모 LG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 소식이 더해지며 이 같은 흐름에 쐐기를 박을지 주목된다. 가상 지능과 물리적 기계를 결합한 피지컬 AI 사업이 갈수록 주목받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잇따른 국내외 신용등급 상향이 기대감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엔비디아 가상 두뇌 채울 LG 현실 데이터

5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비공식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격식 없이 소통하는 사적 성격의 자리지만 업계에서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LG와의 협력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자율주행과 로봇 학습을 위한 디지털트윈(가상 세계에 현실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하는 기술) 플랫폼 '옴니버스'를 정교화하기 위해서는 실제 산업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와 이를 수행할 기계 장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LG그룹은 가전, 배터리, 디스플레이,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생산 기지를 가동하고 있어 현장 공정 데이터 확보 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미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 중이며 지능형 로봇의 현장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로봇 제작 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관절 부품인 액추에이터(동력 구동 장치) 양산 체제를 연내 구축할 계획이어서 가상 플랫폼과 물리적 하드웨어 간의 결합이 구체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황 CEO의 자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가 한국을 찾아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만난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기술 자산 1위, 실탄까지 받쳤다

생성형 AI 챗GPT 생성 이미지

자체 기술 자산 축적과 외부 투자를 통한 생태계 확장 역시 이러한 제조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이다.

특허청이 최근 10년간 주요 5개국의 AI 기반 로봇 특허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LG전자는 총 1038건의 특허를 출원해 해당 분야에서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청소 로봇을 비롯해 서비스·물류용 로봇, 사물·음성 인식 등 다방면에서 정밀 제어 포트폴리오를 쌓아온 결과다. 

LG는 올해 초 미국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6에서 손가락 제어 기술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CLOiD)'를 선보였다. 미국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 달러(한화 약 820억원) 지분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한 것도 완제품, 플랫폼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시도로 읽힌다.

여기에 배터리, 센서, 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들의 하드웨어 공급망과 자체 인공지능 모델인 '엑사원'을 연계해 부품 생산부터 완제품 제작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 반경이 한층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중장기 투자를 뒷받침할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3일 LG전자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하며 주력 사업 성장을 기반으로 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다. S&P의 등급 상향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올해 초 무디스 역시 LG전자의 신용등급을 'Baa1'로 한단계 상향했고 지난달 한국신용평가 역시 AA 등급을 유지하며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신평사들은 가전과 전장 등 본업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이 신사업 추진 과정의 재무적 리스크를 완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 영업환경 지속에도 불구하고 전사적 원가 구조 개선, 마케팅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이익 체력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로보틱스 관련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내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양산체제 구축, 클로이드 실증(PoC) 계획 등을 미루어봤을 때 적극적으로 로봇 사업을 가속화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관련 협업을 논의하는 등 AI 관련 사업 본격화에 따른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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