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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주주 행동주의]⑤국민연금, 삼성전자 `주주 역할` 주목

  • 2013.11.20(수) 10:03

韓 `외국인 먹잇감 전락` 우려 여전..`긍정적 효과` 기대도 증대
상법 개정시 국민연금·헤지펀드 영향력 제고..의결권 행사 관심

지난 상반기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7%선으로 높아졌다. 삼성생명을 제치고 1대 주주에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 의결권 행사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국민연금이 실제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나서진 않고 있다. 

 

한국의 경우 주주 행동주의가 여전히 낯설다. 최근 주주 행동주의를 이끌고 있는 주체가 헤지펀드인 반면 한국은 헤지펀드가 이제 막 태동기에 들어섰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주주 행동주의가 가능하지만 여건 상 여전히 크게 발달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연금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학습효과` 韓기업들 지주사전환·고배당정책 도입

 

행동주의 투자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실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나서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경우가 많다. 주주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꾀하거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권위자인 루시언 베브척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주주 행동주의가 결코 단기적 관점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한다는 논문을 통해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가 개입된 기업 중 시장 수익률을 상회한 경우 연평균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15%나 상회했고 2년동안은 34%까지 더 많았다.

 

국내 역시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경영권 공격에 나선 후 긍적적인 영향도 있었다. 대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이 빨라진 점이나 일부 기업의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고배당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다.

 

반면 이들이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단기에 목적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효과도 단기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체로 소수의 기업들만이 성공을 거두고, 대부분은 1~2년안에 시장 수익률보다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국부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기업들로서도 경영권 방어에 나서거나 뜻하지 않게 이사진을 교체하면서 생기는 기회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주가가 불안정해지는 것은 물론 경영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 국민연금 `역할` 논란..행동주의 투자 풍토 아직 척박 

 

국내에서도 주식 소유 구조상 기관 투자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충분히 발생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실제 활발하게 일어나진 않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 자체가 워낙 생소한데다 성공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시장의 큰 손 국민연금만 해도 경영에 개입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주주 행동주의보다는 주로 장기적인 투자측면에서 저평가된 우량주를 발굴하는 재무적 투자자로 머물러 왔다. 실제로 이들의 지분 규모는 제한될 수밖에 없어 그룹 총수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 이사 선임안에 반대했지만 결국 통과됐다. 

 

또 대표적인 주주 행동주의 펀드로 주목받은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 일명 장하성 펀드 역시 최근까지 성과를 보면 그다지 눈부시진 못했다. 초기엔 주식을 매집하고 의결권 행사에 나서면서 주가를 올렸지만 오히려 손실을 보고 판 경우도 허다하다. 이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재벌기업 중심의 한국 기업 환경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이다.

 

▲ 11월18일 장마감 현재

 

◇ 韓 헤지펀드 공세에 취약..제2소버린 출현 가능성 상존

 

반면 한국 기업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 면에서 기업들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도 계속 나온다. 헤지펀드들이 주주 행동주의 나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지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과거 소버린의 SK 주식 매입이나 아이칸의 KT&G 적대적 인수 시도가 전형적인 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의 소극적인 배당이나 기업지배구조 등에 대해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개정안 역시 향후 제2의 아이칸과 소버린을 더 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집중투표제와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상법개정안이 맞물리면 헤지펀드들의 영향력을 더 확대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상황에 그치고 있는 만큼 한국형 헤지펀드가 활성화되면서 주주 행동주의가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헤지펀드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주주행동주의에 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고 기업 경영진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감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역할론의 경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기금 투자자의 입김이 강해지는 추세이고 국내 역시 국민연금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반면,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을 지배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며 자의적인 의결권은 행사가 제한돼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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