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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중소기업 좀…" 김우택 NEW 대표의 꿈

  • 2014.12.10(수) 17:05

"작지만 의미있는 미디어 회사 만들겠다"
"색깔있는 회사 만들어 직원에게 떼어 주겠다"

영화 투자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지난해 개봉된 ‘설국열차’의 투자제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설국열차’는 탄탄한 원작에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광호의 만남만으로 충무로의 관심이 집중된 작품. 하지만 한꺼번에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투자에 중소 투자배급사는 머뭇거렸다.

끝내 NEW는 투자제안을 고사했다. 김우택(사진) NEW 대표는 “설국열차 한 작품에 400억원을 투자하고 나면, 우리 회사는 3년은 쉬어야 한다”며 “차라리 20억원짜리 영화 10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0일 NEW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만난 김 대표는 강소기업에 대한 소신이 확고했다. “작지만, 기민하고 강한 미디어 회사를 만들겠다”는 소신이다.

지난달 기준 NEW의 임직원은 38명이다. ‘구멍가게’ 수준이다. 롯데나 CJ의 영화 관련 계열사는 수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불쌍한 중소기업 좀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은 극장이나 유통채널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의사결정 시간이 길어진다”며 “하지만 우리는 하루 이틀 만에 결정을 끝낸다”고 말했다. “경직된 대기업과 달리 우리는 유연하다”고도 했다.

성격도 일하는 스타일과 비슷하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어디에 얽매이는 것을 너무 싫어한다”며 “대기업이 하지 않는 것을 우리 끼리 편하고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작품관이 뚜렷한 유명 감독보다 신인 감독과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는 “영화 편수를 제한적으로 투자하면, 자산이 쌓이고, 그게 힘이 된다”며 “일을 통해 사람과 프로세스(과정)가 남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률을 보장해줄테니 공연에 투자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럴 거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연간 사업계획도 없다. 김 대표는 “우리는 특이하게 사업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며 “어차피 일 년에 영화 8~10편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에 포커스를 두지 않고, 영화 편수 보다는 편당 수익률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 투자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시나리오다. 전직원이 시나리오에 매달린다. 그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났다. 2008년에 설립된 NEW는 지난해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 등 천만 영화를 연달아 내며, 단숨에 국내 영화투자배급사 관객수 1위에 올랐다.

그렇다고 돈되는 영화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사이비’와 ‘피에타’ 등 작가주의적 성향이 강한 작품에도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이런 영화를 통해 큰돈은 못 벌어도, 손해 보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성장세가 한 풀 꺾였다. ‘남자가 사랑할 때’, ‘해무’, ‘인간중독’ ‘패션왕’, ‘빅매치’ 등의 영화를 내놨지만, 성적표는 기대이하였다. 지난해 18.4%였던 점유율은 올 3분기 8.4%로 반 토막 났다.

그는 “영화 특성상 업다운 주기가 2~3년”이라며 “지난해가 워낙 좋아서 올해는 좋지 않을 거라고 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중국 투자 유치와 코스닥 상장 등 재정비하는 한해로 삼고 있다”며 “약이 되는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직원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그는 “팀장급 이상은 대부분 나와 10년 이상 같이 일했다”며 “회사와 같이 성장해서, 직원이 브랜드가 될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 연극, 음반 등 각 분야별 색깔있는 회사를 키우고 싶다”며 “특색 있는 회사를 만들어서 직원들에게 떼어 주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우택 대표는...
김우택(50세) 대표는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에모리(Emory)대학에서 MBA를 이수했다. 삼성물산에 다니다 1996년 오리온 그룹에 입사했다. 이때까지 그는 인수합병(M&A), 기획 쪽 전문가였다. 1998년 오리온이 대우그룹으로부터 영화관을 인수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당시 오리온 그룹은 김 대표이사를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직원간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중시하고 직원의 능력을 키우는 것을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가문의 영광’, ‘웰컴 투 동막골’,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NEW는 2008년 설립했다.

 

◆NEW는...
NEW는 2008년 설립 이후 7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매출은 1264억원으로 2012년보다 185% 성장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391% 증가한 191억원. ‘내 아내의 모든 것’, ‘신세계’,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의 영화에 투자했다. 올해 중국 화책미디어그룹으로부터 53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양 사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영화업계 최초로 중국내 합작법인도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엔 이번 달 안에 상장한다. 총 상장예정주식수는 1327만여주. 희망 공모가액은 주당 1만2700~1만6300원으로, 공모 금액은 263억~338억원이 예상된다. 이달 9~10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15~16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우리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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