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법인 다음카카오가 광고 비수기 여파와 '카카오톡' 성장 정체로 전분기에 비해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최대 라이벌 네이버가 비수기 여파에도 '라인' 성장에 힘입어 전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간 것과 비교된다. 통합법인 출범전 카카오의 주력 사업인 카카오톡 게임 매출은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모바일게임 경쟁사라 할 넷마블게임즈가 같은 기간 고공 성장을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다음카카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344억원으로 전년동기(1974억원)보다 19%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전분기(2540억원)에 비해선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00억원 가량 줄었고 전분기에 비해서도 250억원 가량 감소했다. 순이익은 308억원으로 각각 23%, 40% 줄었다.
이는 증권가 예상을 밑도는 결과다. 증권 정보업체 FN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4월10일 기준)는 각각 2461억원, 55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0.8%, 1% 소폭 줄어든 것과도 비교된다.
▲ 카카오톡 월간활동이용자(MAU) |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부진한 것은 광고 산업의 계절적 비수기라 주력인 광고 매출이 빠졌고, 카카오톡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힘을 실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매출에서 60%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은 전분기보다 14% 감소했다. 카카오톡의 국내외 월간활동이용자(MAU) 지표는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광고와 게임, 상거래의 매출이 더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지 않았다.
1분기 카카오톡의 국내 MAU는 3815만명으로 전분기(3741만명)보다 74만명 증가하는 등 포화 상태임에도 소폭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반면 글로벌 MAU는 1분기 4820만명으로 전분기(4825만명)보다 5만명 감소하면서 해외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주력인 광고 매출은 1418억원으로 전분기(1653억원)보다 14% 줄었으나 전년동기(1287억원)보다 10% 성장했다. 게임 매출은 700억원으로 각각 2%, 18% 증가했고 커머스(상거래) 매출은 155억원으로 각각 9%, 167% 늘었다.
신규 서비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페이를 런칭하면서 마케팅비가 늘어났고, 연봉 인상 등 인건비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확대됐다. 1분기 영업비용은 1940억원으로 전분기(1886억원)에 비해 3% 늘었고, 전년동기(1467억원)에 비해선 32%나 증가했다. 비용이 늘어난 탓에 1분기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전분기(26%)와 전년동기(26%)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 게임 매출 |
카카오톡의 주 수익원인 게임은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매분기 계단식 상승 곡선을 그려오던 모바일게임 매출은 1분기 588억원에 그쳐 전분기(606억원)보다 18억원 감소했다. 모바일게임 매출 성장세가 뒷걸음질친 것은 처음이라 주목할만하다. 최근 모바일게임 업계에 부는 '탈(脫) 카카오' 바람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모바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마블게임즈가 올 1분기에 2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7% 성장한 것과 비교된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측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게임사들이 늘면서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있으나 이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400만 명의 가입자를 넘어선 '카카오페이'의 지속적인 가맹점 확대와 더불어 카카오톡 선물하기나 카카오페이지 등 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게임 부문에서는 올 2분기 중국에서 추콩과 함께 슈퍼스타 에스엠타운(Superstar SMTOWN) 퍼블리싱을 지원하는 등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사업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여름에는 카카오톡 대화 중 정보를 바로 탐색할 수 있는 신규 모바일 검색 서비스 ‘샵검색’을 선보이고, 하반기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신규 O2O 서비스들을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