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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품은 다음카카오, 글로벌 SNS 사업 힘받나

  • 2015.06.01(월) 15:44

인도네시아 3위 SNS '패스' 인수
"카톡 해외사업 힘실어..싸게 잘사"

다음카카오가 인도네시아 3위 인맥구축서비스(SNS) '패스(Path)'를 인수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패스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던 SNS 사업이 확대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번 인수 결정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패스, 글로벌 성장 잠재력 높아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29일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인터넷 서비스 업체 패스로부터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와 패스톡(Path Talk)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패스는 페이스북 개발자 데이브 모린과 음악파일 공유 서비스 '냅스터' 창업자 숀 패닝이 지난 2010년 11월 출시한 서비스다. 다른 SNS와 달리 소규모 그룹 간의 관계 유지와 신뢰 향상에 초점을 맞춘 비공개 폐쇄형 SNS다. 

 

이 서비스는 인도네시아에서 매출 기준으로 네이버 라인과 블랙베리의 블랙베리메신저(BBM)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월간활동이용자수(MAU, 한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이용자수)는 1000만명에 달한다. 

 

 

▲ 카카오톡의 국내와 글로벌 월간활동이용자수(MAU). 글로벌은 국내를 포함한 수치다.

 

패스 인수를 계기로 다음카카오는 고전하던 카카오톡 글로벌 사업에 힘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법인 다음카카오 출범전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포화에 이르면서 외연을 넓히기 위해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바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주로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카카오톡의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벌여 왔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네이버 라인과 중국 텐센트 위챗 등 강력한 경쟁 서비스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글로벌 MUA는 지난 2013년 4분기(5061만명)를 고점으로 꺾인 상태다. 지난 1분기 글로벌 MAU는 4820만명으로 전분기(4825만명)보다 5만명 감소하면서 성장 열기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다음카카오의 패스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SNS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스는 페이스북과 냅스터 개발진들이 만든 글로벌 서비스임을 감안할 때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중동, 미국 등으로도 추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가 패스에 모바일 운영경험과 게임, 광고, 이모티콘, 결제 등을 덧붙이면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게임 매출 감소 우려로 다음카카오의 실적 성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새로 해외시장에서 성장이 가능한 서비스의 추가는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모바일광고 시장은 앞으로 4년간 연평균 113% 성장할 것"이라며 "패스의 빠른 성장세와 2억5000만 이상의 인구 규모, 50% 미만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고려할 때 향후 성장가능성은 매우 커 보이며 주변국가로의 사업확장도 용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인도네시아 모바일 광고 시장. (도표 출처:하나대투증권)
 

 

◇"트래픽 가치 대비 싸게 샀다"

 

다음카카오의 패스 인수에 대해 '싸게 잘 샀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패스 인수 금액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2000만달러(222억원) 내외로 보고 있다.

 

이는 패스의 MAU 1인당 인수가치가 2000원 수준이라는 얘기다. 네이버 라인의 MAU 1인당 매출이 5000원 내외이고 페이스북의 9.45달러임을 감안하면 저렴하게 인수했다는 평가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만달러 정도의 양수도 가격은 트래픽 가치 대비 훨씬 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가 해외 사업의 전략을 바꾼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글로벌 가입자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TV 광고와 마케팅에 집중했으나 투자 대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택해 그것도 카카오톡이 아닌 현지 흥행 플랫폼을 인수하는 방식은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 연구원은 "선택과 집중 차원의 인수합병(M&A)전략은 긍정적"이라며 "다음카카오의 해외전략의 방향전환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카카오 주가는 지난달 29일 패스 발표에 힘입어 전거래일 대비 9.52% 오른 11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일은 장중 한때 12만원까지 상승했으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전 거래일보다 0.85% 내린 11만63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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