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결제와 'O2O(Online to offline)'로 신규 먹거리를 찾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이 지도를 기반으로 한 '위치정보'에 주목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대형 검색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도와 관련된 위치정보 기술을 경쟁적으로 자사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1일 내비게이션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의 모회사 유비벨록스에 98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유비벨록스가 추진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유비벨록스 주식 62만6000주(액면가 500원)를 주당 1만5670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지분 취득 후 NHN엔터테인먼트의 유비벨록스 보유 지분율은 8.8%로, 이흥복 유비벨록스 대표(19.6%)에 이어 2대 주주로 떠오른다.
NHN엔터는 이번 투자를 통해 팅크웨어가 가지고 있는 위치기반서비스(LBS) 기술을 자사 간편결제 '페이코'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결제 서비스와 위치정보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신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페이코 사용자가 특정 지역에 방문했을 때 간편결제가 가능한 매장의 위치 정보를 스마트폰 앱이나 내비게이션 지도 상에 보여준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유비벨록스는 스마트 카드 전문 기업으로 모바일 지갑이나 모바일결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계열사인 팅크웨어와 라임아이를 통해 위성항법장치(GPS), 비콘(근거리통신기술)을 활용한 실내외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하고 있다. NHN엔터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간편결제 등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2O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지도를 기반으로 한 위치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일 내비게이션 '맵피'로 유명한 현대엠엔소프트의 기술력과 자체 실시간 교통정보를 합쳐 앱 방식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내비게이션은 네이버 검색과 연계해 위치 뿐만 아니라 주역 지역 정보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향후 음성검색이나 주변검색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내비게이션앱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올을 지난 5월에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한데 이어, 최근에는 아예 김기사의 국내 사업을 사들이고 직접 운영하기로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 8일 자회사인 록앤올으로부터 김기사의 국내 사업을 인수하는 사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김기사의 국내 사업 관련 영업이나 기획을 카카오가 직접 다루고, 카카오택시나 대리운전 등 O2O 서비스와의 연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통합 상품 브랜드 '시럽'을 중심으로 모바일 쿠폰과 결제, 선주문, 택시 등 다양한 O2O 서비스를 하고 있는 SK플래닛도 위치정보 기술을 품고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 7월 실내위치 정보기술 부문 글로벌 선도업체인 인도어아틀라스(IndoorAtlas)에 약 30억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O2O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인도어아틀라스는 지구 자기장을 이용해 건물 내부의 위치를 알려주는 기술을 보유한 신생기업이다.
특히 이 회사가 보유한 기술은 2미터 이내의 정확한 실내 측위가 가능해 실내 내비게이션이나 위치인식 모바일 검색, 위치기반 광고 등 다양한 O2O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다. SK플래닛의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선보이고 있는 시럽의 서비스 정확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 기업들이 위치정보에 관심을 쏟는 것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이용자의 동선이나 위치에 대한 데이터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서 어떤 정보를 요구하는지 파악해야 더욱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택시나 대리운전, 선주문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한 O2O 서비스가 확산될 수록 위치정보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검색포털의 경우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타겟 광고나 쿠폰 발행 등 새로운 사업을 추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