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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모바일 식권 시장

  • 2017.06.27(화) 16:11

NHN엔터, 페이코 비즈플러스 출시
벤처 경쟁사 벤디스·식신, 우려·관망

모바일 식권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벤디스와 식신 등 스타트업 2곳이 개척하고 있는 시장에 '초대형 메기' NHN엔터테인먼트가 뛰어들면서다.

 

NHN엔터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 모바일 식권 서비스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벤디스와 식신은 위협적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우려하면서 구체적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 NHN엔터, 모바일 식권 시장 진출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2일 간편결제 부문 자회사 NHN페이코를 통해 모바일 식권 솔루션 '페이코 비즈플러스'(PAYCO Biz+)를 출시했다.

페이코 비즈플러스는 페이코 인프라와 모바일 앱을 활용해 고객사 임직원에 식사·조직 경비 쿠폰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기업이 발행·관리하던 종이 식권과 식권 대장을 앱으로 일괄 대체해 관리 효율성과 모바일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콘셉트로 기존 모바일 식권 사업 모델과 같다.

 

임직원은 기존 종이 식권을 제출하거나 명부에 기입하는 번거로움 없이 모바일에 지급된 식권 쿠폰의 바코드를 제시하거나 NFC 리더기에 터치하는 방식으로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비즈플러스를 적용한 기업은 티몬,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4개사이며 지속 추가될 예정이다.

NHN엔터 관계자는 "비즈플러스를 적용하는 기업은 식권과 가맹점 관리 업무를 최소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쿠폰 수량과 사용 시간 등 세부 조건을 명시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매달 1인당 30장을 발행하고 사용 시간은 점심 시간에 해당하는 12시부터 14시까지 평일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 모바일 식권 시장…'블루오션'

 

NHN엔터의 모바일 식권 시장 진입에 기존 사업자들인 벤디스와 식신은 일단 경계심을 나타냈다. 모바일 식권 시장은 벤디스가 지난 2014년 '식권대장'을 내놓고 지난 2015년 식신이 '식신e식권'을 출시하면서 스타트업 중심으로 겨우 개척한 시장에 대형 플레이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6월 현재 식권대장은 고객사 116개, 가맹점 1100개, 사용 직장인 2만7000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식신e식권도 고객사 100개, 가맹점 1500개, 사용 직장인 3만명 수준이다. 양사 월 평균 거래액도 모두 15억원이다. 이처럼 모바일 식권 시장은 규모가 여전히 태동기이지만 구매력 있는 직장인 대상의 사업이고 매일 쓰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평가된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스타트업이 형성한 시장이 좀 된다 싶으면 대기업이 직접 진입하는 행태보다는 협력하는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도 "경쟁사가 수수료 무료 정책 등을 펴면 우리도 맞불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 웰스토리와 아워홈 등 위탁급식 업체들도 지난해와 올해 초 모바일 식권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들은 기본적으로 구내 식당이 있는 기업 위주로 사업을 벌인다. 구내 식당이 없는 기업 및 직장인과 인근 식당을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갖춘 벤디스, 식신과 경쟁 영역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NHN엔터의 경우 벤디스·식신의 영역에 진입하겠다고 대놓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위협의 수위가 다르다.

 

▲ 한 직장인이 모바일 식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식신]

 

◇ NHN엔터 "페이코와 시너지" vs. 스타트업들 "쉬운 시장은 아냐"

 

실제로 NHN엔터는 이번 모바일 식권 서비스와 가입자 650만명에 달하는 페이코의 시너지를 통해 직장인을 신규 이용자로 확보하고 페이코존(PAYCO ZONE)을 직장가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페이코존은 페이코를 이용할 수 있는 특정 권역을 전략적으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경희대 서울캠퍼스, 숭실대, 원주 상지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조성됐는데, 페이코 비즈플러스 사업을 통해 판교 테크노밸리, 종로, 구로, 삼성동 등 기업이 밀집된 지역에 페이코존을 신설하고 간편결제 거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페이코 사용자 저변을 기반으로 모바일 식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페이코 사용자 저변도 넓힌다는 것이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는 "비즈플러스는 구매력 높은 직장가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함으로써 페이코 결제 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모바일 식권 사업 구조와 페이코의 수익 모델 등을 살펴보면 NHN엔터의 행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NHN엔터의 모바일 식권 서비스는 고객사 대상 수수료가 없고, 주된 수익 모델은 페이코 결제 수수료라는 점에서다.

 

모바일 식권 서비스 이용 고객사는 자사 직장인들이 식사 등 특정 사용처에 일정량만 쓰길 원하므로 이를 통한 페이코 활성화를 도모하려면 고객사와 식당 확보가 필수라는 얘기다.

 

모바일 식권 업계 관계자는 "NHN엔터가 모바일 식권 고객사와 가맹점을 확대하려면 페이코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 설치는 물론 기업 주변에 있는 식당 곳곳을 대상으로 영업도 병행하는 등 많은 허들을 넘어야 할 것"이라며 "페이코는 결제가 많이 이뤄질수록 좋은 사업이지만, 모바일 식권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자사 임직원들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에서 사용되길 원한다는 점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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