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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쇼크에 달라지는 증시 셈법

  • 2016.06.07(화) 10:28

6월 美 금리인상 물건너가…9월 이후로
위험자산 숨통…韓 통화완화 부담 덜어

5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돌면서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의 경기 회복 의구심을 증폭시켰지만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게 됐고, 한국의 금리인하 부담도 덜어줬다는 평가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긴장감 위주로 흘렀던 증시 대응법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 6월 금리인상 물 건너가

 

지난 사흘간의 연휴 초반에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직전치(13만명)와 예상치(15만명)를 크게 밑도는 3만8000명 증가에 그쳤다. 미국이 2차 양적완화를 시작했던 시점인 지난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로 '쇼크'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 3,4월 신규 고용 역시 기존 수치보다 하향조정되면서 최근의 신규고용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6월로 접어들며 크게 높아졌던 금리인상 가능성도 곧바로 수그러들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6월에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22%에서 4%로 크게 하향조정됐다. 때마침 자넷 옐런 연준 의장도 미국 정책 금리가 점진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6월 금리인상 우려를 키우지 않았다.

 

시장에서도 6,7월 인상은 물건너 갔으며 9월로 다시 무게중심을 옮기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는 "6월 금리인상 옵션이 제거되면서 7월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9월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KTB증권도 "6월에 다시 고용지표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추세 확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7월보다는 9월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위험자산 잠시 '기지개'

 

미국의 금리인상이 늦춰지게 되면서 최근 크게 움츠러들었던 위험자산들은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실제로 5월 고용지표 쇼크 이후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상품시장과 이머징 통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이 글로벌 증시에 좋은 신호가 될 수 없지만 추세화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적어도 당분간은 시간을 벌었다는 분위기다.

 

LIG증권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 완화와 유동성 장세 연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말 이후 이어진 시장 강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경기침체 재진입과 같은 비관적 시나리오가 전개될 여지는 아직 낮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강도가 시장 기대치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자금의 급격한 변동을 제어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기상 지연되는 것인데다 고용지표처럼 다른 경제지표에 따라 크게 희비가 갈릴 수 있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이달 중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등으로 관심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단기적으로 신흥국에는 일시적인 안도감이 유입될 수 있지만 브렉시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달러 약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 최대 수혜주는 고려아연?

 

한국 증시에도 미국 금리인상 지연은 호재다. 지난 주말 고용지표 악화 이후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로 하락했다.(원화 강세) 7일 코스피도 4월말 이후 처음으로 장중 2000선을 돌파했다.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미 국내 경제지표가 충분히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이 변수로 작용해 온 만큼 금리 인하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서 시기와 횟수의 문제로 점치고 있다.

 

동부증권은 미국과 신흥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며 한국도 예외가 되기 어려우며 6~7월중 인하를 예상했다. NH투자증권도 기준금리 인하는 이제 횟수의 문제라며 올해 2차례의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아연가격이 크게 반등한 것에 주목하며 고려아연을 매수 추천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은 금리인상 시점 이연과 달러 약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반등을 모두 향유할 수 있는 대표 자산으로 금을 주목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금 가격와 달러-원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려아연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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